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이해 여기저기에서 호랑이와 관련한 제품이나 마케팅이 가득하다. 장쑤성의 한 호텔에서는 특별히 호랑이와 함께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룸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21일 북경청년보(北京青年报)에 따르면 장쑤성 난통시의 한 동물원 내의 호텔에서 일명 ‘호랑이뷰 룸(老虎观赏房)’이 있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공개된 객실 내부 영상을 살펴보면 동굴을 연상케 하는 실내 인테리어와 함께 객실 전면에 통 유리가 설치되어 있다. 유리 너머로 거대한 호랑이 한마리가 왔다갔다하며 객실로 들어온 사람들을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다.
CG인가 싶었던 이 ‘영상’은 사실 살아있는 호랑이가 움직이는 것이었다. 동물원에서 사파리 체험으로 멀리서 바라보던 호랑이를 24시간 내내 바로 눈 앞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일종의 ‘이벤트’로 먹이 주는 모습도 직관할 수 있다. 실제 호랑이들의 서식지에 특수 제작한 방탄 유리벽을 세워 호텔 객실을 꾸민 것이다.
이 호텔은 난통 삼림 야생 동물원 내에 위치한 곳으로 지난 2021년 4월 30일 개업했고 ‘중국 최초의 맹수들과 함께 동침할 수 있는 호텔’이라는 점을 마케팅 소재로 삼았다. 심지어 이 호텔에는 호랑이 외에도 기린, 얼룩말, 사자 객실도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난통시 충촨(崇川)구 문화관광국의 “동물원의 동물 관련 준비가 마무리 단계다”라고 말한 것과 달리 난통시의 자연자원과 계획국에서는 “해당 객실에 대해서 심사한 바 없다”며 오히려 해당 동물원에 대해 동물 학대 여부와 객실 내 안전 장치 견고함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영상을 시청한 누리꾼들은 “호랑이가 눈 앞에서 왔다갔다 거리는 데 잠을 어떻게 자냐”, “이런 상황에서 잠잘 수 있는 간 큰 사람이 있을까?”, “야생동물은 자기 영역에 누가 들어오면 심리적으로 불안해진다. 이건 명백한 동물 학대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안타깝게도 호랑이의 해에 호랑이 기운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이 ‘호랑이 뷰 객실’은 21일 현재 이미 객실 홍보와 운영이 전면 중단되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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