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소비자의 날에도 어김없이 먹거리 위생 문제가 폭로되었다. 이번에는 중국인 식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솬차이(酸菜)였다.
16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에 따르면 15일 CCTV 3.15 완후이에서 우리나라의 갓과 비슷한 개채(芥菜)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켜 시큼한 맛이 나는 채소 요리인 솬차이의 위생 상태를 고발했다. 해당 기업은 후난성 화롱현(华容县) 차치채업(插旗菜业)으로 솬차이를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을 더욱 화나게 만든 것은 해외 수출용은 공장 내에서 위생적으로 생산하고 내수용은 공장 근처에 흙구덩이를 파서 생산했다는 것이다.
생산 과정은 더욱 더 상상을 초월했다. 매년 초봄이 되면 개채를 수확하고, 바로 옆 흙구덩이에 물과 소금을 넣고 별도 세척없이 개채를 구덩이에 던진다. 그 위에 비닐로 덮고 바로 흙을 덮어 약 3개월 동안 발효 작업을 거친다.
이후 매년 7월~이듬해 1월까지 전국 각지의 기업에서 이 솬차이를 수확하러 온다. 현지 농민들과 마찬가지로 기업에서 파견된 작업자들 역시 맨발이나 슬리퍼를 신고 솬차이를 밟으며 작업했고, 심지어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많았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담배꽁초를 그대로 솬차이 사이로 던지고, 가공 중 변질을 막기위해 최대 10배 이상의 방부제를 쏟아 부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별도의 세척 과정이 없어 이물질 등이 들어가도 대부분이 잘게 썰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육안으로는 쉽게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책임자의 설명이다.
시중에는 라오탄 솬차이(老坛酸菜)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는데 원래 라오탄은 항아리를 뜻하는 것으로 항아리에서 2차 발효를 해 유산균 등의 유익균이 많은 건강식으로 각광받아왔다. 그러나 현장에서 대형 항아리가 있기는 했지만 실제로 이 곳에서 2차 발효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직후 타오바오, 징둥, 마이더롱, 허마 등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라오탄 솬차이 관련 제품이 일제히 사라졌다. 또한 라오탄 솬차이라면의 대명사였던 캉스푸, 통이 모두 관련 제품 판매 중단과 함께 원료 관리 부실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올렸다. 두 기업 모두 이와 관련한 사회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와 별개로 차치채업 홈페이지에서 공급사로 언급되었던 KFC의 경우 “우리는 차치채업과 관련이 없다”라며 연관성을 부인한 상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그야말로 ‘멘붕’ 상태다. “오마이갓, 나 10년 넘게 이 라면 먹었는데!!”, “내 최애 라면이 이런 쓰레기라니…”, “집에 쌓여있는 라오탄 솬차이라면 못 먹겠다..”, “라면 먹을 때마다 솬차이랑 같이 먹었는데..”, “구역질 난다..”, “이런 기업은 망해야 한다!”라며 분노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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