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영수증 등 부당청구 늘어, 내년부터 출장·회의비 현실화
지난 2000년 5월 중국 국가전력공사가 우한에서 125명의 간부를 소집 '간부관리 강화'라는 주제의 회의를 열었다.
최근 중국 심계서의 감사결과 이들은 3일간 회의에서 모두 304만위안(약 3만9000달러)을 탕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 및 식사비가 91만위안(1만700달러) 접대비 82만위안 선물비 99만위안이었고 허위 영수증으로 부당청구한 비용은 32만위안이었다. 이미 부정부패 혐의로 해외도피한 가오옌 전 국가전력공사 사장은 하루 6만위안짜리 최고급 객실에 투숙하기도 했다.
지난 2004년 중국 전역에서 공금으로 먹고 마신 돈만 3700억위안(약 472억달러)에 이른다는 통계가 나왔다.
출장 회의 등 명목의 공금으로 여행과 미식을 즐기는 현상이 일상화된 중국 공무원들에 대해 중국 당국이 '중앙국가기관 회의비 관리방법'이라는 기준안을 마련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홍콩 문회보가 3일 보도했다.
당국은 내년 1월1일부터 당.정 공무원의 출장비를 부부장(차관)급 간부는 1인당 600위안(약 80달러) 사국(司局)급 간부는 300위안 처(處)급 이하 간부는 150위안으로 상향조정했다.
회의비도 1급회의의 경우 1인당 하루 400위안(약 50달러)을 넘지 않도록 하고 2급회의는 300위안 3급은 260위안으로 기준을 정했다. 회의장도 지정 호텔만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고급호텔은 사용치 않도록 규정했다.
지난 80년대 초반 마련된 회의.출장비 기준액을 현실에 맞춰 상향 조정하되 엄격한 기준 적용으로 남용 유용 소지를 줄이겠다는 취지이다.
사실상 종전 기준대로 하자면 회의를 열 수도 출장을 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중국 공무원들은 기업의 찬조비를 받거나 하급기관의 상납을 통해 또는 다른 예산을 전용해 출장 여행을 다녔다.
하급기관 간부들은 상급기관이 여는 회의에 참석하는 것 외에도 상급기관이 여는 현장회 좌담회 교류회 환영친목회 협조회 등 각종 형식의 회의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회의장은 화환 장식 등으로 최대한 호화롭게 치장하는게 특징이다.
한 전문가는 "그동안 중국의 일반 공무원 사회에선 겉으로만 화려하게 치장하면서 낭비하는 회의 일색이었다"며 "엄청난 재정 누수를 초래할 뿐 아니라 공직자 청렴 기풍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