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 기업인 화웨이(华为)의 한 직원이 약 5년 동안 회사의 기밀을 공급사에 유통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직원이 회사 기밀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은 화웨이 사내 시스템상의 버그(bug) 때문이었다.
12일 IT지가(IT之家)에 따르면 중국재판문서망(中国裁判文书网)에 화웨이 직원의 기밀 유출과 관련한 문서가 공개되었다. 이 직원은 회사 시스템 버그를 사용해 회사 기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었다.
직원 이 모씨(易)는 업무상 화웨이 ERP(전사자원관리) 시스템에 접속해 업무와 관련한 범위 내의 데이터,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2010년 12월 케이블(전선) 관리 부서로 전근을 간 뒤에도 화웨이 사내 규정에 따라 ERP 계정에서 전선류 가격을 검색할 수 있는 권한을 리셋하지 않았다. 이후 동료 계정을 통해 ERP 시스템에 접속한 뒤 관련 가격 정보를 확인했다. 2017년에는 ERP 시스템 내의 POL구매 프로그램에 오류가 있음을 확인한 뒤 접속회로를 우회해 데이터를 검색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불법행위를 통해 얻어낸 전선 가격은 화쉐이 기술 유합회사의 공급회사인 선전시 진신눠(深圳市金信诺) 하이테크 기업 담당자에게 전화, 문자, 이메일을 통해 전달했다. 이후 이 회사는 화웨이의 가격 입찰에서 비교적 쉽게 낙찰받을 수 있게 되었다. 2016년 12월 27일~2018년 2월 28일까지 화웨이 공급사 1183개의 가격 정보를 이 회사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 남성이 불법으로 유출한 회사 기밀로 얻은 수익은 7000위안, 시가 1만 6434위안의 농구화 5켤레였다. 법원은 이 직원에 대해 불법으로 취득한 수익은 국고로 환수하고 징역 1년, 벌금 2만 위안을 선고했다.
다만 화웨이 측이 해당 직원을 용서한다고 해 이 직원의 죄명은 기밀 유출죄가 아닌 컴퓨터 정보 시스템데이터 불법 취득죄가 적용되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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