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달러 추월 弗당 7.80선 돌파 임박… 中 경제 10% 안정적 성장 기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위안화 환율이 이달 말 달러 당 7.80을 뛰어넘고 내년에도 이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외환당국은 5일 위안화의 대 달러 환율을 달러 당 7.8279로 고시했다. 4일에는 중국 외환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대 달러 기준 환율이 7.83대가 깨지면서 7.8240까지 내려갔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위안화 재평가 이후 위안화 가치는 3.65% 올라갔다.
중국 언론들은 위안화 상승이 연말까지 지속돼 연내 7.80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4일 열릴 미중 경제 전략대화에서 미측이 위안화 절상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측은 위안화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어 매년 10% 안팎의 절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히 이번 전략대화에는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 뿐 아니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참석해 위안화 절상 압력을 높일 예정이다.
이러한 위안화 환율 상승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위안화의 대 달러 가치가 홍콩 달러보다 커지면서 위안화와 홍콩달러 간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홍콩과 단일 경제권을 이루는 광둥(廣東)성에서는 기업과 상점들이 홍콩달러의 취급을 기피하고, 꾸준한 상승이 예상되는 위안화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싼 맛에 홍콩으로 쇼핑가자”는 말이 중국 본토에서 나올 법하다.
김주훈 한국은행 베이징(北京) 사무소장은 “최근 위안화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전문가들이 예측한대로 올 한해 위안화 상승폭은 3% 안팎이 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중국 당국은 3~5%의 안정적인 환율 인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골드만 삭스는 중국이 향후 2년 간 소비자들이 더 많은 지출을 하기 시작해 고도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중국 경제 예측 보고서를 발표했다.
골드만 삭스는 “중국은 세계적인 수요증가 보다 더 중요한 국내 수요의 건실한 증가로 인해 고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한 뒤 그 근거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을 들었다.
골드만 삭스는 내년 중국 GDP 성장률을 9.8%로, 2008년 성장률로 10%로 내다보면서 “예측이 현실화한다면 중국의 개혁ㆍ개방이 시작된 1978년 이래 중국이 가장 장기적이고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올초부터 부동산 거품과 과도한 고정투자 증가가 나타나자 두차례 금리인상과 세차례 지급준비율 인상 등 거시조정 정책을 펴는 한편 환율을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경기과열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억제해오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