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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짝퉁 공세…자동차 업계 골머리

[2006-12-09, 08:25:35] 상하이저널
[세계일보 2006-12-08 18:12]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거침없는 ‘베끼기’ 생산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는 물론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은 자국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짝퉁’ 자동차나 부품을 마구 생산해 국제 교역과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특히 제품 중 상당수는 우리 자동차 업계가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는 동남아 등 신흥 개도국 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무차별 ‘짝퉁 자동차’ 생산=지난달 중국 베이징 모터쇼를 찾은 현대·기아자동차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다. 중국의 단동황해기차(치성)와 톈마자동차(톈마잉슝)가 선보인 차량이 각각 싼타페와 쏘렌토를 빼닮았던 것.

치성은 전조등과 라디에이터 그릴 등 앞부분 디자인이 신형 싼타페와 흡사했고, 톈마잉슝은 얼핏 봐선 쏘렌토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였다. 기아차 관계자는 “톈마 측이 배포한 시승기를 보니 ‘이 차는 한국의 쏘렌토를 본딴 중국판 쏘렌토로 한국류의 호방함과 심플함이 배어 있다’고 대놓고 자랑하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두 업체를 상대로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법률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문제는 소송을 해봐야 시간이 오래 걸리고 외국 기업의 지재권 보호에 대한 중국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 등으로 실익이 없다는 것. 실제 마티즈를 통째로 베낀 중국 체리자동차의 QQ 때문에 중국시장에서 큰 타격을 받은 GM대우는 2004년 12월 “마티즈의 지식재산권이 침해당했다”며 체리자동차를 상대로 불공정거래방지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11월 소를 취하했다. 체리자동차는 여전히 QQ를 마티즈보다 1000달러가량 싼 가격에 팔아 재미를 보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특히 엄청난 내수시장을 보유한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손해배상 청구 등 적극적인 대응을 못한 채 속만 앓고 있다.

산업연구원 조철 연구위원은 “국내 업체뿐 아니라 GM과 도요타, 혼다, 폭스바겐 등 글로벌 메이커들도 디자인을 도용한 중국 업체와 마찰을 빚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엄청난 중국 시장 때문에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국 자동차 업계는 소형차에서 대형차는 물론 자동차 부품으로까지 모방 영역을 넓혀 가는 등 베끼기 행태를 노골화하고 있다.

◆한국 업체가 가장 큰 타격=전문가들은 저가를 무기로 한 중국의 ‘짝퉁 자동차’ 공세로 우리 업체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노리는 동남아시아와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 중국 업체들도 눈독을 들이면서 자칫 ‘저가의 짝퉁차량’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체리자동차 QQ는 말레이시아나 이란 등에 진출해 마티즈뿐 아니라 현대차의 경차들을 위협하고 있다. 짝퉁 쏘렌토의 가격은 12만위안(약 1440만원)으로 기아 쏘렌토의 30만위안(약 3600만원)에 비해 40%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 등지에 수출되는 우리나라 자동차의 애프터서비스 부품으로 값싼 중국의 모방품이 유통되고 있는 것도 한국 자동차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2004년 12월 관세청이 클러치와 소음기, 베어링 등 국내에 수입된 중국의 짝퉁 부품을 적발한 것만 14만2000개(12억7000만원 상당)에 달한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수송산업기계팀장은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할 경우 결국 우리 자동차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며 “현재로선 개별 기업이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서 소송이나 제재 조치를 강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정부 차원에서 중국 정부의 지재권 보호 강화 촉구 등 대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 세계일보&세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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