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06-12-08 04:05]
중국의 빈부 격차가 ‘사회 동란’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수준으로 나타났다. 5일 일본 유엔대학 세계개발경제연구소(UNU-WIDER)가 발표한 ‘가계 자산의 국제 분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지니계수는 0.47로 나타나 위험경계선인 0.4를 훨씬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니계수란 소득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0∼1 사이의 수치로 0.4를 넘으면 ‘상당히 불평등한 상태’, 0.6을 넘으면 ‘매우 불평등한 상태’를 나타낸다.
사회학자들은 지니계수가 0.4를 넘으면 사회 동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발생한 집단 무력시위는 8만7000건이며 매년 20∼30%씩 늘고 있다.
개혁개방 직전 지니계수가 0.2로 ‘상당히 평등하던’ 중국은 시장경제 도입 이후 빈부 격차가 커져 2000년엔 0.417로 위험경계선을 넘었다.
서방 선진국들의 경우 지니계수가 대체로 0.25∼0.4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은 2005년 유엔이 발표한 인간개발보고서에서 지니계수가 0.31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2010년엔 중국의 지니계수가 0.6을 넘어 폭동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상태에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10월 16기 제5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선부론(先富論)’ 대신 ‘균부론(均富論)’을 ‘제11차 5개년 계획’의 구호로 채택하고 빈부 격차 줄이기에 나섰지만 격차는 계속 커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은 125조 달러의 세계 가계자산 가운데 2.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00만 달러(약 91억7800만 원) 이상의 재산을 가진 사람이 24만 명으로 집계돼 중국에서 이미 ‘부유계층’이 출현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하루 1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사람도 전체 인구의 16%인 2억1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