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제3세대(3G) 이동통신 채택을 선언하면서 정보통신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8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전까지 이동 통신을 3세대로 업그레이드 한다는 계획 아래 올 6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간다.
이미 유럽이나 미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 쓰고 있는 3세대 이동통신은 휴대폰을 통해 보다 빠른 시간내에 자료를 주고 받거나 동영상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메시지 교환과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 고속 인터넷 검색 등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보안 차원에서 인터넷 검색 허용에 인색했던 중국 정부도 베이징올림픽까지는 이동 통신 수준을 상향해야 한다는 필요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은 내렸다.
이 때문에 에릭슨이나 노키아, 오토로라, 지멘스 등 글로벌 이동 통신 업체들은 3세대 시장 선점을 위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중국은 1월말 현재 이동 통신 가입자 수가 3억9880만명에 달한다.
시장 조사기관 가트너는 향후 4년 동안 중국의 3G 장비 구입 비용이 100억 달러에 이르고 지난해 세계 무선장비 구입 비중 11%를 차지했던 비율이 2008년까지 14%로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노키아의 데이비드 호 중국 지사장은 "3세대로 이동하는 것은 대단히 큰 변화"라면서 "시장 선점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기업에게 중국 시장 선점은 만만치 않은 과제다.
화웨이테크놀로지스나 ZTE 등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른 중국 업체들을 따돌리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두 회사는 각각 6000명의 엔지니어를 3G프로젝트에 투입해 공략 채비를 갖췄다.
중국이 이들 자국 기업에 대한 특혜를 베풀 경우 두 업체의 점유율만 20~30%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ZTE는 이미 에릭슨이 장악하고 있던 광둥성 시장을 넘보고 있다.
3G 진입으로 표준화 문제도 관심이다. 중국은 오는 6월부터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하면 중국의 독자 3G표준기술인 TD-SCDMA에 대한 정식 라이선스를 외국기업에게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중국이 고수하고 있는 3G 표준 규격, TD-SCDMA는 미국의 WCDMA나 유럽의 CDMA2000 보다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초기 단계인 TD-SCDMA가 WCDMA, CDMA2000처럼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도 중국 정부가 독자 기술을 고집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신식사업부는 그러나 지난달 "TD-SCDMA 장비에 대한 검사 결과 독립 네트워크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며 3G 표준을 TD-SCDMA로 하겠다고 밝혔다. 신식사업부는 "CDMA2000과 WCDMA의 사용 여부는 검토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