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권력과 가진 이들 중 상당수가 정부(情婦)를 두고 있는 중국에서 첩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놓고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이 13일 전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변호사 정바이춘(鄭佰春)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얼나이 웨이취앤’(二奶權網)이 있다. 얼나이는 중국말로 정부, 첩을 의미한다.
올 6월 사이트를 개설, 600여명의 첩들에게 법률적 도움을 준 정 변호사는 “합법적인 부인들과 비교할 때 첩들은 유산상속, 자녀 부양권 등 법률적인 권리를 전혀 갖지 못한 사회적 약자”라고 사이트 운영 배경을 설명했다.
이 사이트에 접속하면 초기 화면에 ‘법률 앞에 모든 이가 평등하다’ ‘첩들도 인간이어서 당연히 인권을 갖는다’ 등의 문구가 뜨고, 법률상담 심리상담 등의 코너가 마련돼있다. 첩들의 사회적 역할이 어떻든 현실적으로 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게 정 변호사의 취지이다.
하지만 법학자들도 이 사이트의 법률적 지위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한 법대 교수는 “인간으로서 첩들의 권리는 합법적이지만 첩으로서의 권리는 현행법상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사이트의 법률적 취약성을 지적했다. 또 샤춘란 베이징대 사회학 교수는 “첩을 합법화하려는 듯한 이 사이트는 젊은 이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며 부정적 파장을 우려했다. 물론 사회학자들과 심리학자들도 첩들이 지니고 있는 사랑, 자존, 독립심 등의 감정이 결코 침해될 수 없는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기원전부터 내려온 중국의 축첩 전통은 21세기 사회주의국가 중국에서도 논란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