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에도 칭화대생 곰에 황산 뿌려 일대 파문
지난 2002년 2월 중국 칭화(淸華)대 학생이동물원에서 곰에게 황산 등이 섞인 액체를 뿌려 중국 사회를 뒤흔든 데 이어 이번에는 칭화대와 최고 명문대를 다투는 베이징대 의대생이 고양이 한 마리를 참혹하게 죽인 사건이 발생해 파장을 부르고 있다.
12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사건 발생은 지난 3일. 베이징대학 의학부의 한 학생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 추위를 피해 도서관에 들어온 고양이를 보고 장갑을 낀 뒤 목을 졸랐다.
그는 목이 졸려 기진한 고양이를 다시 도서관 밖에서 끌고나가 근 100명의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꼬리를 잡고 벽에 머리를 부딪히게해 숨지게 했다.
이 고양이는 추위를 피하기 위해 자주 도서관에 들어왔고 공부에 지친 많은 학생들의 귀여움을 받았기 때문에 사건의 충격은 컸다.
이 학생은 고양이를 죽인 뒤 장갑을 벗고 툭툭 손을 털었고 마치 아무일이 없었다는 듯이 자기 자리로 돌아가 공부를 했다. 사건현장에 있었던 한 학생이 이 사건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파장이 확대됐고 베이징대학은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학교의 한 교수는 고양이를 참혹하게 죽인 학생의 심리나 정신상태가 문제가있을 수 있다면서 스트레스가 지나칠 경우 비지성적인 행동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이 학생은 지난 4월 베이징대 의학부의 학생대표로 선출됐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그에 대한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학교측은 파장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 학교의 다른 한 교수는 "고양이는 이미 죽었다"면서 "사건이 너무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 학생의 심리가 건전하다고는 볼 수 없으며 의사를 하기에는 적절해보이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일각에서는 이 사건을 2002년 칭화대생의 '곰 학대' 사건과 비교하며 파문의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당시, 칭화대 전기과 4학년에 재학중이던 류하이양(劉海洋)군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중국 방문 중 칭화대에서 연설한 다음 날인 2월 23일 베이징동물원의 슝산(熊山)에 있는 곰 우리를 찾아가 곰의 입에 황산과 가성 소다가 섞인 액체를 뿌려 곰에게 상해를 입혔다.
당시 중국 언론들은 류군이 사건의 동기로 "곰의 후각이 예민해 사물을 잘 분별할 수 있다는 점을 듣고 이를 실험으로 증명해보려했다"고 진술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단편적 지식교육에 편중해 인성교육을 등한시"하고 있는 현행 교육의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