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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물은 남에서 북으로 흐르고 있다

[2023-05-08, 15:10:05] 상하이저널

지난 해 봉쇄됐던 아파트 정문

 

올해 노동절 우시(无锡) 난창지에((南长街)에 몰린 관광객들

아침에 출근할 때마다 아파트 정문을 나올 때마다 뒤를 돌아본다. 매일 나올 수 있는 문을 지난해에는 75일 동안 나올 수 없었다. 지금 상하이는 차와 사람들로 붐빈다. 출 퇴근 시간에는 걷는 것 더 빠르다. 언제 봉쇄 있었는지는 흔적도 없다. 공연 후 무대 장치와 객석이 모두 치워진 것처럼 깔끔하다. 

2023년 4월 29일부터 중국에 입국하기 위해서 48시간 핵산 검사 의무가 없어졌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핵산 검사가 없어지는 것을 코로나의 끝이라고 생각하고 기다렸다. 2020년 2월, 한국 발 입국자에 대한 14일 자가격리 권유부터 시작해서 3월부터는 해외 입국자에 대한 시설 강제 격리 14일 실시로 시작했던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의 막을 내렸다. 3년 동안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를 본 기분이었다. 딸 질다를 너무도 사랑하지만 결국 자기가 딸을 죽이게 되는 어릿광대, 리골레토. 

5월 1일은 노동절이다. 중국에서 이 하루 휴일을 오병이어(五瓶二鱼)도 아닌데 닷새 휴무로 만든다. 주말 2일, 대체 근무일 2일을 붙여서 닷새 연휴를 만든다.  4월 23일부터 28일까지 주 6일 근무이다. 노동절 하루 쉬려고 엿새를 일한다. 하루를 위한 엿새였다.  

중국 공휴일은 한국보다 훨씬 적다. 임금의 300%를 지급해야 하는 법정 공휴일은 1월 1일 원단, 춘절 3일, 청명절 1일, 노동절 1일, 단오절 1일, 중추절 1일, 국경절 3일이다.

얼핏 보면 춘절과 국경절에 7일씩 쉬니까 많이 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주말 2일, 공휴일 3일, 대체 근무일 2일을 붙여서 연휴를 만든다. 다음 생에 태어나면 대체 근무 말고 대체 휴무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 이 말을 지인에게 했더니 

지인: “다음 생에도 노비 하려고?”

3년 동안 노동절 연휴를 제대로 보낸 적이 없다. 지난해에는 상하이 봉쇄로 아파트 안에 갇혀서 보냈다. 나의 노동절 5일 연휴는 아파트 안 하얀 벽과 창문 너머 보이는 푸른 하늘 사이로 흘러갔다. 

이번 노동절에 징항대운하(京杭大运河)를 따라 여행했다. 항저우에서 시작해서 베이징까지 흘러간 대운하길 따라서 항저우(杭州)에서 쉬저우(徐州)까지 가보려고 했다. 나의 야무진 꿈은 사람과 차량으로 양저우(扬州)에서 멈춰야 했다. 3년 동안 잊고 있었다. 중국에 사람이 많다는 것을..  어딜 가나 사람들이 넘쳤고 유명한 식당이나 맛집은 아예 문턱도 못 넘고 되돌아왔다. 3년 동안 나만 갇혀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14억 인구가 봄 나들이를 나온다는 것을 깜빡했다.

코로나 시대에도 물은 계속 흘렀다. 징항대운하 물길을 따라가 보면서 물을 흘러야 한다는 것을 다시 느낀다. 항저우에서 시작한 징항대운하는 장쑤성과 산동성을 거쳐 베이징 통저우까지 흘러간다. 그 운하길로 남쪽의 풍부한 물자들이 끝없이 북으로 갔다. 지금은 건축 자재나 무거운 광물들을 실어 나르는 느린 뱃길이 되었지만 한 때 이 뱃길이 막혀 청나라 조정이 난징조약에 서명을 했어야 했다. 그렇게 물길은 중요했고 흘러야 한다. 중국에 사는 동안 다시 우리의 삶이, 생활이 멈추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물고기야, 그동안 핵산 검사 받느라고 힘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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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봉쇄 기록 <안나의 일기> 드디어 끝난 중국 제로코로나를 기록한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저자. -blog.naver.com/na17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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