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시가 소형차의 도심 운행제한 규정을 폐지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중국 언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시는 소형차의 도심 진입을 허용할 경우 가뜩이나 극심한 교통체증과 주차난이 가중될 것을 우려, 이 규정의 폐지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시가 관련 규정 폐지를 검토하는 것은 중앙정부의 소형차 장려정책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는 올해초 내놓은 이 정책을 통해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 시행중인 소형차도도심내 운행제한과 같은 차별조치를 폐지하고 반대로 주차요금 우대혜택을 주도록 했다.
정부의 이런 정책은 고유가시대에 에너지 절약을 위해 기름이 덜 드는 소형차의 확대 보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와 달리 베이징시는 갈수록 악화되는 도심내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형차의 도심 진입제한을 강화해 왔다.
시는 1998년 배기량 1천cc 이하 차량이 시내 중심도로인 창안(長安)가를 운행하지 못하도록 제한했고 이듬해부터는 제2순환도로와 제3순환도로로 운행제한을 확대하고 있다.
시는 제한 강화에도 불구하고 도심 교통체증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규정을 폐지할 경우 주민들의 차량 구매가 늘어 교통상황이 최악을 맞게 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시 통계에 따르면, 시가 지난해 외지인의 베이징 차적 보유를 허용한 이후 자동차 대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3년간 증가한 약 100만대 중 40% 가량이 지난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가 관련 규정 폐지를 놓고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일부에서는 이 규정이 소형차의 저속운행으로 인한 교통체증을 막기 위해 마련된 것인 만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가 전했다.
한편 중국 여론조사 전문회사인 '인사이트CN(InsightCN)'이 최근 주민 2천6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67%가 향후 2년내 자동차 구입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고 이들 중 79.1%는 소형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