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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상하이 209] 연금술사(The Alchemist)

[2023-09-16, 06:50:30] 상하이저널
파울로 코엘료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파울로 코엘료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브라질의 작가 Paulo Coelho 파울로 코엘료가 쓴 소설이다. 자기만의 신화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의 여정을 통해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일깨워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책 속에 나오는 여러 등장인물과 수많은 멋진 글귀들은 너무 많기도 하거니와  굳이 다시 인용하기보다는 각자에게 와 닿는 문장들을 직접 찾아보기를 권한다. 감히 그 수고가 아깝지 않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글을 관통하는 큰 주제는 주인공 산티아고처럼 마음속에 품은 꿈을 찾아 나를 붙드는 몇 가지를 희생하더라도 그에 매이지 않고 끝까지 찾아 나서는 실행에 옮기는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그의 여정 중에 만난 누군가와 같이 꿈을 깨뜨리지 않고 계속 간직하기 위하여 현재의 삶에 충실하며 사는 쪽을 택할 것인가, 이다.

지금까지의 나의 삶은 후자였다. 대단한 꿈을 가지고 있던 적도 없이 참으로 현실적인 삶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오다 보니 현재가 주는 소중함이 늘 더 중요했다. 꿈을 찾아 자신만의 신화를 떠나는 긴 여정에도 불구하고 산티아고는 그 과정 중에 마주친 모든 만남과 대화를 통해 현재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웠고, 마침내 목표했던 이집트의 피라미드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는 모두 각자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정원을 가꾸며 살아간다. 그것이 베르사이유에 있는 큰 정원이든 아파트 베란다 한 모퉁이 작은 화분 몇 개로 꾸며진 공간이든 열심히 물을 주며  예쁜 꽃과 푸르른 싱그러움이 주는 기쁨을 기대하며 살아간다. 

시들어가는 모습을 본들 어떠하리. 매일 아침 흥얼거리며 물을 주고 따뜻한 햇살을 보며 기뻐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직업상 비록 어린이 도서가 대부분이지만 책을 주변에 쌓아두고 지내는, 어쩌면 아주 행복한 환경에 있으면서도 내게 주어진 선물을 열어보는 노력을 미뤄왔던 게으름을 이제라도 깨트려 볼 생각으로 하나하나 읽어보다가 만난 귀한 책이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때로는 사막의 모래 바람 속을 걷는 것 같을 때도 있지만, 마음속 하나쯤 품어왔던 작은 꿈을 꺼내어 들추어 보며 희망을 갖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면 인생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모래 더미에 가리워져 있더라도 우리 곁에는 우리와 같은 길을 가는 순례자들이 있고 더러는 그 중에 연금술사가 있어 서로 의지가 될 수도 있을 터이니.

이정연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하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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