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1-04 13:56]
(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에서 한 소녀의 자살을 부추긴 구경꾼들에게 네티즌들의 몰매가 가해지고 있다.
지난 2일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 도심에서 남자친구와 다툰 뒤 이를 비관한 우(吳)모양이 한 호텔의 6층 창가에서 자살을 기도할 당시 이를 지켜보던 구경꾼들이 "빨리 뛰어내려"라고 부추겼다.
구경꾼들은 자살기도 현장을 에워싼채 우양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친구들을 불러모았다고 쓰촨성 일간지 천부조보(天府早報)가 4일 전했다.
일부는 맞은 편 건물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으며 결국 우양이 5시간만에 설득당해 자살을 포기했을 때엔 구경꾼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네티즌들은 이 소식을 전해듣고 "도덕이 패륜에 이르렀다", "루신(魯迅)이 쓴 `정신이 마비된 중국인'을 보는 듯 하다"며 구경꾼들에게 맹비난을 퍼부었다.
루신은 일본 유학시절 일본군에게 처형당하는 동족을 보고 희희낙락하는 중국인 동포를 지켜본 뒤 소설 아큐정전(阿Q正傳)을 썼었다.
우양은 전날밤 남자친구와 크게 다투고 헤어진 뒤 계속 남자친구에게 연락을 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자 이에 상심해 자살을 기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차를 타고 지나가던 남자 운전사들이 "저건 쇼"라며 "빨리 뛰어내려"라고 외치자 출동한 경찰이 수차례 이를 제지하고 나서야 이들은 소리지르는 것을 멈췄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