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고마운 중국인 "씨에씨에 닌" 대화만 하면, 이 말만 수없이 하는 왕라오스, 바로 우리 아들의 푸다오 라오스이다. 만난 지는 6개월이 되었지만, 항상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고 예쁜 말만 하는 참 정겨운 선생님이다.
작년 스승의 날, 조그마한 선물로 간단한 성의 표시를 했다. 그런데, 다음날 우리 집에 누군가 꽃바구니를 들고 벨을 누르는 것이다. 나는 둘째를 임신해서 우리 남편이 몰래 보내주었구나 하고 좋아서 행복해 하고 있는데, 카드를 보니 아니었다. 왕라오스가 보낸 것이다. 그 편지에는 역시 나 "씨에씨에 닌"
난 그날 라오스가 오자 왜 나에게 그런 꽃다발을 주냐고 물어보자 너도 한국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이지 않냐? 너도 수고 많이 한다면서 그래서 성의 표시라는 것이다. 난 할말을 잊었다.
그뿐인가, 푸다오 수업 없는 날인데도 우리 아들 생일이라고 밤 10시에 찾아와서 내일은 시간이 없어서 못올 것 같아 주는 거라고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중국만화책(도라이몽)을 한 가득 사가지고 오신 일 등등 나 손튼다고, 핸드크림 3개를 주면서 잘 바르라면서도 "씨에씨에 닌" 하는 라오스의 예쁜 마음.
난 요즘 임신 6개월에 접어들어서 몸이 너무 무거워서 아들 수업할 때 잠이 들어버리고 말 때가 가끔씩 있다. 그러면 라오스는 몰래 나가면서 아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들린다.
모기만한 목소리로 "엄마~ 자는 것 같은데, 조용히 하자"면서 조용히 신발 신고, 문도 소리 없이 닫고 가시는 왕라오스.
오늘도 선생님은 날 보면 또 얘기 한다. "씨에씨에 닌" 입에 밴 선생님의 이 말 한마디. 항상 고마워요. "왕라오스 워 예 씨에씨에 닌 !!!"
▷한사미(h32sam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