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회) 4차 전체회의가 5일 개막될 예정인 가운데 후진타오(胡錦濤) 체제를 이을 차세대 지도자군(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제5세대 지도자의 윤곽이 드러날 내년 가을의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17대)를 1년여 앞둔 시점에서 열리는 최대 정치 행사이기 때문이다.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제4세대 지도부가 2012년 제18차 당 대회에서는 모두 70세 연령 제한으로 은퇴해야 하므로 내년 17대에는 후계자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 선두 그룹은 리커창(李克强·50) 랴오닝(遼寧) 성 서기와 왕치산(王岐山·57) 베이징(北京) 시장, 보시라이(薄熙來·56) 상무부장이 부각되고 있다고 홍콩 핑궈(빈果)일보가 2일 보도했다.
리위안차오(李源潮·56) 장쑤(江蘇) 성 서기, 시진핑(習近平·53) 저장(浙江) 성 서기, 왕양(汪洋·51) 충칭(重慶) 시 서기, 자오러지(趙樂際·49) 칭하이(靑海) 성 서기도 유력한 후보들.
차세대 후보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대부분 법률, 경제, 행정학 전공으로 종전 ‘공정사치국(工程師治國·이공계 출신이 국가를 다스림)’이라는 전통 지도자 모델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후 주석을 비롯한 현 4세대 정치국 상무위원 9명은 모두 이공계 출신. 하지만 차세대 후보군에서는 이공계 출신을 찾아보기 어렵다.
보시라이 상무부장은 베이징(北京)대 역사학과, 리커창 서기는 베이징대 법학 및 경제학 박사, 왕치산 시장은 칭화(淸華)대 경제관리학원, 시진핑 서기는 칭화대 법학박사, 한정(韓正) 상하이(上海) 시장은 경제학과 출신이다.
종전 국가 건설과 경제 발전을 위해 이공계 기술관료들이 필요했다면 이제 폭증하는 사회 경제적 갈등을 조정 해소하기 위해 국가 경영 및 관리형 지도자가 필요해졌기 때문.
칭화방(칭화대 출신)과 상하이방(상하이 관료 출신)이 중심이 됐던 권력 배출의 기반이 퇀파이(團派·공산주의청년단 출신)와 태자당(혁명원로 자제)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또 다른 특징이다.
리커창, 리위안차오, 왕양 서기 등이 대표적인 퇀파이이며 왕치산 시장과 보시라이 부장, 시진핑 서기는 태자당이다.
한편 중국은 최근 업무상 과오나 부정부패를 저지른 공직자를 철저히 문책하는 책임형 정부를 추구하고 있다고 홍콩 징지(經濟)일보가 2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