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가공업체도 부가세 17% 납부해야
최근 외국 투자기업에 대해 잇따라 규제조치를 발동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에는 외국기업 우대조치의 하나인 '전창(转厂)보세제도'를 폐지했다. 전창보세제도는 원료를 수입해 수출용 완제품을 만들 때 서너 차례 다른 회사를 거치면서 가공되더라도 중간 단계의 가공업체에는 부가가치세를 면제한 조치다. 이 제도가 폐지되면 중국 진출 부품 가공업체들도 17%의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20일 중국 진출 한국기업 및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등에 따르면 톈진시는 이달 들어 수출품 중 원재료의 수입 비중이 70% 이하인 제품에 대해 2차, 3차 가공업체를 거칠 때마다 부가가치세를 매기기 시작했다. 수출품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는 환급을 받을 수 있지만, 기일이 오래 걸리고 세율이 17%나 되는 탓에 관련업체의 현금흐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톈진에서 시작된 이 제도는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톈진시는 당초 모든 수출품에 대해 부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으나 톈진한국상회 등의 요청을 받아들여 전면적인 실시는 보류하되 일차적으로 수입 원재료 비중이 70% 이하인 품목에 대해 부가세를 받기로 했다.
톈진한국상회 이상두 사무국장은 "톈진에 몰려있는 한국의 휴대전화나 TV 등 전자부품 제조업체는 대부분 1차, 2차, 3차 등 단계별 가공업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모두 부가세를 내야 한다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돼 톈진시에 탄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광저우시는 부가세 징수는 하지 않고 있지만 각 유통 단계별로 투입된 원재료와 생산물과의 비율을 엄격히 검사하기 시작했다.
광저우에서 섬유 2차가공을 하는 A사장은 "다른 업체에서 1차가공한 뒤 넘겨받은 원재료 대비 최종 제품의 생산량을 명확하게 수치로 표시할 것을 세무국에서 요구해와 생산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며 "가공수출을 위해 수입한 원재료가 중국시장에 불법적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기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부가세 징수를 위한 사전 조사 성격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김명신 과장은 "전창보세제도 폐지 후 각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부가세를 징수할 움직임이어서 중국 진출 한국기업들이 서둘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