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레노보 공동 R&D센터…지재권도 공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중국의 컴퓨터 메이커인 레노보가 중국에 공동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운다. MS가 해외 기업과 공동 R&D센터를 세우는 것은 처음인 데다 지식재산권까지 공유키로 하는 등 형식과 내용이 파격적이다. 이는 중국의 외자 차별 정책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작년부터 중국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는 해외 업체를 우대한다는 기본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두 회사의 기술개발 협력은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비즈니스하려면 `기술 입장료'를 내야 하는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MS는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투입, 레노보의 R&D 시설 안에 별도의 공동 기술개발 센터를 세우기로 했다고 신화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레노보의 R&D 인력 40명을 활용하되 연구 설비와 훈련 장비 등은 MS가 지원한다.
두 회사는 디지털영상 혹은 디지털미디어와 인터넷 등의 활용도를 높인 일반 가전제품이나 휴대용 기기 등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관영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는 이와 관련, 주로 레노보가 생산하는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는 또 개발된 기술지식재산권을 공유하고 레노보가 이 기술을 미국과 일본 등 중국 이외 지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두 회사 간의 이 같은 협력 구도는 중국의 외자 선별 전략인 `도비간수(挑肥揀瘦: 비계는 피하고 살코기만 발라 먹는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는 작년부터 산업 구조의 고도화를 통한 일류화 전략을 실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무조건적인 외자 우대정책을 철회했다. 중국이 원하는 기술을 전수해 줄 수 있는 기업은 우대하되 그렇지 못한 기업에 대해선 각종 혜택을 철회하고 있다.
미국 인텔이 지난달 중국 따롄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과 대학을 세운 것도 이 같은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인텔은 기존 두 개의 반도체 조립공장을 중국에 갖고 있었지만 25억달러를 들여 반도체 일관공정 공장을 짓기로 했다. 또 따롄과학기술대학 안에 단과대학 형식의 반도체 대학을 만들어 젊은 엔지니어를 육성키로 했다. 중국 정부는 삼성전자에도 반도체 일관공정 라인을 지으라는 압력을 넣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