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을 맞아 황금 같은 휴일 7일을 쉬었다. 하루만 쉬었으면 하던 평소의 바램과는 달리 7일을 몽땅 집에서 보내자니 이것도 이만저만한 고역이 아니다.
연휴 첫날, 집에서 나만 쳐다보는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자니 미안하기도하고 무료하기도 해서 어린이날 선물이나 살까 하는 마음에 아이들과 함께 정따광장으로 나섰다. 버스를 타고 전철을 두 번이나 갈아타고 루쟈이쭈이짠에 내리니 벌써부터 붐비던 전철과는 또 다르게 광장은 사람들로 미어질 지경이다. 여름날씨를 방불케 할 정도의 더운 날씨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 나온 사람들의 모습은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이고 그늘이 있는 곳이면 아무데나 털벅 주저 앉은 모습에선 나도 모르게 동변상련의 정을 느낄 정도이다.
게다가 털옷까지 겹겹이 입고 나온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고난이 자기에게 있는 듯 고난한 표정을 보이는 것 같다.
혹시라도 아이들 손을 놓칠까 잡은 손 다시 확인하며 정따광장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와글와글 시끄러운 것이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그날, 겨우 집으로 돌아온 이후 연휴 내내 집에서만 보내게 되었지만 사실 아이들과 함께 연휴를 집에서 보내는 것도 마음은 영 편치 않았다. 어쨌거나 나에게는 황금의 연휴가 아닌 고난의 연휴이다.
▷ 김미경
(greenk12@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