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국 남부 선전에서 USB메모리를 만드는 네택(Netac)이 자사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미국의 3위 업체인 PNY테크놀로지를 상대로 미 텍사스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외국 기업으로부터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을 당하기만 했던 중국기업이 미국 기업을 상대로 특허권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춘지는 "불법 복제가 난무하는 중국에서 지재권 보호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기념비적인 일"이라며 "이번 사건은 사람이 개를 문 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네택은 2004년 중국의 동종업체인 화치를 제소해 승소했으며 대만의 아세르와는 합의로 마무리했다. 일본의 소니를 상대로 한 소송은 현재 계류중이다.
덩궈순 최고경영자(CEO)는 또 샌디스크, 델, 휴렛 팩커드, 애플 등 세계 유명 기업들에게 특허권 침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일단 미국의 지재권 전문가들은 저작권 보호에 눈을 뜬 중국 기업이 외국 기업의 저작권 역시 보호할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외국 기업들은 자사의 지재권을 주장할 뿐 중국 기업의 특허권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되레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베이징에 있는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 돈진신다테크놀로지는 인텔이 특허 기술을 침해했다고 제소하자 인텔을 맞고소한 바 있다.
지재권 전문 변호사인 첸은 자사의 특허권 보호에 열을 올리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 기업의 특허권 보호에는 신중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첸은 "중국의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을 생각치 못하고 미국 기업들은 중국 기업이 지재권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중국 당국이 특허권 신청을 받아들이고 있었음에도 2004년 12월 31일 현재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획득한 3만5610개의 특허권 중 60% 가량이 2001년 1월 1일 이후에 등록됐다.
첸은 "미국의 한 유명 IT 기업이 중국 법이 보호하지 않은 미국 통신 특허권에 대해 중국 기업으로부터 특허권 로열티를 받으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한 바 있다"며 "이에 대해 해당 중국 기업은 우리가 당신들의 특허권을 존경하지 않는 게 아니라 당신이 자신의 저작권을 존경하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고 전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