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30여년간 접어 두었던 대형 항공기 제작의 꿈을 재점화에 나섰다.
신화통신은 10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정부공작보고에서 밝힌 청사진을 언급하며 국민경제.사회발전 제11차 5개년규획(11.5규획) 기간(2006∼2010년)에 대형 항공기 제작에 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원 총리는 공작보고를 통해 11.5규획 기간 대형 항공기 연구.제작 프로젝트에 착수하겠다고 밝혔고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전인대에 제출한 11.5규획 요강에 이 계획을 포함시켰다.
중국은 1970년 8월 대형 항공기 자체 개발 계획인 '윈스(運十)'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나 10여년만에 이를 포기했다.
신화통신은 당시 세계 항공계의 주목을 받을 만한 성과가 있었음에도 '갖가지 역사적 이유'로 윈스 계획을 중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후시타오(胡溪濤) 전 중국 항공부 비행국장은 "윈스 개발이 중단되지만 않았어도 중국은 이미 세계 1류의 항공공업 대국의 자리에 올랐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중국 당국이 말하는 대형 항공기는 탑승인원 150명 이상에 최대 비행거리 4천㎞ 이상, 기체 중량 30t 이상의 비행기다.
베이징 항공우주대학 관즈둥(關志東) 교수는 중국이 대형 항공기를 자체 제작하는 것이 멀고도 험한 길이긴 하지만 실행 가능하다고 말했다.
윈스 사업 때와 비교할 때 항공기 제작 기술이 크게 발전했고 유리한 외부 환경이 조성돼 있어 국제협력 등을 통한다면 꿈이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현재 자체 제조 또는 조립한 항공기 부품을 미국 보잉사에 납품하고 있고 유럽이 자랑하는 에어버스 여객기의 부품도 4분의1이 중국산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민용 항공기 시장으로 자리잡은 이점을 활용, 세계 주요 항공기 제조업체와 협력하는 단계를 거쳐 자주적인 대형 항공기 제작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에어버스사는 지난해 중국과 A-320 여객기 150대 판매계약을 맺으며 에어버스 여객기를 중국에서 조립하기로 했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말 자체 기술로 중단거리용 항공기인 ARJ-21의 시험 생산에 들어가 2008년 항공노선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체 개발한 또 다른 중형 여객기 '신저우(新舟) 60'을 지난해말 짐바브웨에 정식 판매했고 다른 나라들로부터 20대의 구매 신청을 받아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