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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손님 맞이하기 (아줌마 이야기)

[2007-07-31, 01:08:01] 상하이저널
상해에 살면서 계절을 막론하고 치루는 행사는 아마도 손님맞이일 것이다. 급부상한 중국의 대표적인 도시 상해에 너도 나도 와보려고 하니 덩달아 이곳에 먼저 와서 살고 있는 우리가 어찌됐든 접대(?)를 해야 하는 것이다.

오시는 분들은 모처럼의 나들이어서 기분도 `부웅' 뜬 상태이고, 이국의 정취에 한껏 어우러지고 싶은 마음으로 부풀어 오른 낭만적인 여행객인 것이다. 게다가 오랜만에 외국에서 친구인 우리를 만나니 얼마나 반갑겠는가. 밤을 새워도 다하지 못할 이야기, 낮엔 낮대로 구경하랴 이동하랴 먹으랴 좀 바쁜가. 어쩌면 중국에 자주 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 생각에 이들을 위해 이것저것 신경도 써야 하겠고. 더군다나 찌는듯한 이 무더위에 여행하면서 탈이 나면 어쩌나 조심도 시켜야 하고, 아무쪼록 즐겁고 행복한 추억 만들어주기(?)에 분주한 일정을 보내게 된다.

이 여름에 벌써 두 팀의 손님들이 오고 갔다. 남편은 손님들이 오시면 웬만하면 집에 모시고 싶어 한다. 그렇다고 집이 새롭게 장식되어서 쾌적하거나 넓은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조금 누추하다. 이곳에서 산 지 만 6년이 넘어가고 있고 집 내부수리를 한 번도 하지 않았는데 오죽하겠는가. 그냥 우리 사는 모습대로 같이 더불어 지내는 것이다. 소박하게 말이다. 그 대신 한국보다는 저렴하고 풍성한 과일을 마음껏 즐기고, 집이 화려하지 않으니 손님들도 부담이 없어 편안해 하는 것 같다.

우리 집에 묵으시는 분마다 집이 편안하다고 하시고, 따뜻하다고 하시는데 곧이곧대로 들어야 하는지 잘 새겨들어야 하는지 때론 마음 한 구석이 켕긴다. 좀 좋은 호텔에 머물게 했어야 했나, 나 듣기 좋으라고 하시는 말씀인가 하면서. 아무튼 있는 범위에서는 최선을 다해 섬기고자 한결같은 마음으로 대하려고 애써왔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중국인 보모 아줌마가 있어서 집안 가사 일에 크게 도움을 받으니 손님을 치루어도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

버겁지만 손님들과 같이 보낸 날들은 깊은 추억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이런 저런 분들을 접하게 되면서 보고 배우는 것도 많게 되고, 어부지리로 생각지도 않은 귀한 당신들의 삶의 보물들을 기꺼이 주시고자 하신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자료들과 정보를 흔쾌히 나누어주시는 것이다. 아무튼 무언가 고마움을 표현하시고 싶으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은연중에 아이들도 오고가는 손님들에게 퍼주고 나누어주고 섬기는 삶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무척이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으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나누고 베풀고 섬기는 것은 쉽지 않고 사실 나도 그렇게 잘 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소아(小我)에서 벗어나 대아(大我)를 키워나가는 것, 미시적인 안목에서 거시적인 삶의 안목으로 키워나가는 것, 내 몫 챙기기에 바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몫도 챙겨줌으로써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의 회복이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 같다.
무더운 여름. 앞으로도 계속해서 치루어 내야 할 손님맞이하기. 뜻하지 않은 친절에 그들도 밝아지고 나도 기분 좋아지고. 그래서 이 아름다운 마음들의 파장이 더 넓게 번져나가길 소원해본다.

▷진선정주부(cmh888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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