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분기 저장성 마차 수출 1,241톤·1억 4,000만 위안, 전년 동기 대비 7.3배(730%) 증가… 항저우 징산(径山)·사오싱·진화 우이(武义)가 중심, 中 마차 생산량은 전 세계의 70% 차지(연 1만 2,000톤+), 글로벌 헬스 트렌드+신차음료(新茶饮) 붐이 만든 폭발적 수요
한때 일본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마차(抹茶·말차) 시장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중국 저장성(浙江省) 항저우 해관(海關·세관)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저장성 마차 수출량은 1,241.97톤, 수출 화폐가치 1억 4,000만 위안(약 2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배(약 730%)가 늘었다. 일본을 잇는 세계 마차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은 중국, 그중에서도 저장성이 글로벌 마차 수요 폭발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전체 마차 생산량은 2025년 기준 연 1만 2,000톤 이상으로 전 세계 마차 생산의 약 70%를 차지한다. 그러나 글로벌 마차 시장에서 “중국산”은 그동안 명품 브랜드의 OEM 원료로만 평가받아왔다. 이번 1분기 수출 폭증은 “중국 마차”가 드디어 자체 브랜드로 글로벌 무대에 등장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저장성 마차 생산 공장에서 마차 분말이 자동 라인으로 포장되고 있다. 사진=中新网
“700% 폭증” — 신차음료 붐과 글로벌 헬스 트렌드의 만남
이번 폭발적 수출 성장의 배경에는 두 가지 글로벌 메가트렌드가 자리한다. 첫째는 신차음료(新茶饮) 붐이다. 헤이톈러우(黑天乐), 시차(喜茶), 나이쉐더차(奈雪的茶), 미수에빙성(蜜雪冰城) 등 중국 신차음료 브랜드들이 동남아·중동·유럽으로 진출하면서 마차 음료를 핵심 메뉴로 내세우고 있다. 둘째는 글로벌 차원의 헬스·웰니스 트렌드다. 마차에 다량 함유된 카테킨·EGCG(에피갈로카테킨갈레이트)·L-테아닌 등이 항산화·집중력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미국·유럽·중동 소비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 CCTV 재경(央视财经)에 따르면 저장성 항저우 징산(径山)의 한 마차 제조사는 자체 개발한 “보틀캡 마차(瓶盖抹茶)” 생산 라인을 가동 중이다. 작은 병뚜껑 모양의 1회용 마차 캡슐로 만들어, 휴대성과 신선도를 극대화한 제품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해외 수출 주문량이 이미 1,000만 개를 넘었고, 1~4월 누적 주문량이 전년 동기 대비 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지차(乌纸茶)에서 마차로” — 저장의 1,000년 차 문화가 글로벌화
저장성은 한국에도 잘 알려진 롱징차(龙井茶·용정차)의 본고장이다. 저장의 마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1,000년 이상 축적된 차 재배·가공 노하우와 함께, 무엇보다 “우지차(乌纸茶·증청 녹차)” 기법이 일본 마차 가공법과 사실상 동일한 뿌리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마차의 핵심은 햇빛을 차단한 차나무에서 길러낸 어린 찻잎을 증기로 익혀(蒸青) 그늘에서 말린 다음, 맷돌로 곱게 빻아내는 데 있다. 이는 9세기 당나라 시대 차 문화가 일본으로 전해진 뒤 일본에서 정착·발전된 가공법인데, 중국 본토에서는 오랫동안 명맥이 끊겼다가 1990년대 이후 저장성을 중심으로 복원되기 시작했다. 항저우 징산은 일찍이 12세기 송나라 시기 일본 승려들이 마차 가공법을 배워간 곳으로, 사실상 “마차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저장성의 마차 산업 중심지는 항저우 징산, 사오싱(绍兴), 진화 우이(金华武义), 닝보(宁波) 등이다. 사오저우 인근의 한 마차 제조사 관계자는 “일본 차 시장이 4,000~5,000엔(약 4~5만 원)에 마차 30g을 판매한다면, 우리는 같은 품질의 제품을 그 4분의 1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 중동과 동남아 시장에서 그 가격 우위가 큰 무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햇빛을 차단해 키운 차나무가 마차의 깊은 풍미를 만들어낸다. 사진=中新网
미국·유럽·중동이 끌어올린 “마차의 글로벌 황금기”
저장성 마차 수출의 최대 시장은 어디일까. 항저우 해관에 따르면 미국, 유럽연합(EU), 중동, 동남아, 일본이 5대 주요 수출국이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도 중국 저장성 마차의 주요 수입국이라는 점이다. 일본 내 마차 수요 폭증으로 자국 생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본 음료·제과 기업들이 OEM 원료로 중국산 마차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일보(China Daily)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마차 음료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30%에 달한다. 스타벅스의 “마차 라떼”가 인기 메뉴로 정착한 데 이어, 미국 내 100여 개의 마차 전문 카페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중동에서는 두바이·리야드의 5성급 호텔이 “마차 에프터눈 티” 패키지를 출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마차 베이커리 제품(케이크·쿠키·아이스크림)이 글루텐프리·비건 트렌드와 맞물려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마차의 도전 — “양에서 질로”
중국 마차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진정한 1등이 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품질의 일관성이다. 중국 마차는 산지·생산자별로 색·향·맛의 편차가 크다. 일본 마차의 핵심 강점은 “어디서 사도 같은 품질”이라는 일관성인데, 중국 마차도 같은 수준의 표준화를 달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두 번째는 브랜드 자산이다. 일본은 “마차 = 일본 전통 문화”라는 이미지가 글로벌에 깊이 각인된 반면, 중국 마차는 아직 “OEM 원료”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6Kr 분석에 따르면 중국 마차의 평균 수출 단가는 일본 마차의 4~5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가격은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브랜드 부가가치는 떨어지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저장성 정부는 2026년부터 “저장 마차 통일 인증제(浙江抹茶GI认证)”를 추진하고 있다. 산지·재배·가공 표준을 통일해 일정 기준을 충족한 제품에만 인증 마크를 부여하는 제도다. 또한 저장성 내 주요 마차 제조사 12개사를 묶어 “글로벌 마차 컨소시엄(浙抹联盟)”을 결성, 해외 마케팅을 공동 진행하고 있다.
“녹색 황금기”는 이제 시작
중신왕(中新网)은 “2026년 1분기 수출 7.3배 증가는 일회성 현상이 아니라 향후 5~10년 지속될 메가트렌드의 시작”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마차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50억 달러로 추산되며, 2030년에는 100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마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진다면, “녹색 황금기”의 최대 수혜자는 결국 중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일부 한국 카페 체인이 중국 저장산 마차를 도입했고, 가격 우위에 힘입어 마차 메뉴의 대중화에 일조하고 있다. 한국 마차 시장 역시 일본 일색에서 벗어나 중국 마차가 신흥 경쟁자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저장의 그린 분말 한 컵이 글로벌 차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 향후 그 추이가 주목된다.
[상하이저널]
원문 출처: 中国新闻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