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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마녀사냥이라고 할텐가
2012-05-18, 14:38:41 나대로
추천수 : 147조회수 : 1483
통합진보당 이석기가 통합진보당과 자신에 대한 언론들의 문제제기를 마녀사냥이나 색깔논쟁이라고 강변했지만 드러나는 사실들은 종북세력들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국회에 진출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지 그리고 그 뒤에 북한이 개입되어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당선인은 17일 YTN과 두 개의 라디오에 출연해 “부정이 70%, 50%는 돼야 총체적 부정·부실로 표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당 중앙위 폭력 사태에 대해선 “아주 일부에선 오히려 (비당권파가) 강행 처리를 함으로써 폭력을 유발시키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있다”며 비당권파의 폭력 유도설도 제기했다. 부정 경선, 폭력 사태에도 불구하고 비례대표를 사퇴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19대 국회의원 임기 시작일은 30일이다. 이 당선인을 비롯해 종북(從北) 의혹을 받는 통진당 당권파 당선인들은 십여 일 뒤면 금배지를 단다. 이에 대해 진보를 ‘숙주’로 삼아 세력을 키워 온 종북파가 이제 진보의 주체인 양 전면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가 개원하면 이들은 국방예산과 전시작전계획을 다루는 국방위, 대외전략을 다루는 외교통상위, 치안을 관장하는 행정안전위에 들어갈 수 있다. 정부에 대한 정보접근권도 갖는다. 국회법이 정하는 의원의 특권이다. 종북 의혹이 따라다니는 이들에게 국가기밀이 노출될 수 있다는 게 많은 국민의 걱정이기도 하다.
 이것은 괜한 걱정이 아니다. 2011년 8월 적발된 ‘왕재산 간첩단 사건’의 재판 기록을 보면 제도 정치권에 진입하려는 종북 진영의 움직임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진행됐는지 알 수 있다. 재판 기록에 따르면 대남공작기구인 북한 225국이 지난해 3월 왕재산의 총책인 간첩 김덕용(49)에게 보낸 ‘진보대통합당 건설 추진 문제’란 지령에서 북한은 민주당과의 연대 협상에 나선 당시 민주노동당에 “연립정부 구성이 아닌 국회 의석을 양보 받아내는 것, 정책적 담보를 받아내는 것 등 연대 방안들을 연구하고 토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정부를 꾸려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것보다 국회 의석을 받아내는 게 더 효과적이란 지령이다.
 북한 225국은 PD(민중민주)계열의 진보신당을 맹비난하면서 종북파엔 방어논리를 제시했다. 225국은 “진보신당이 ‘북핵·인권·세습을 비판하라’ ‘종북·친북을 성찰하라’고 요구하면 우선 ‘진보는 반자주·반북·반통일이어야 하는가’라는 논리를 들이대면서 한편으로는 ‘지난 시기에 종북이 있었다면 개별적인 사람들 성향이다’라는 식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또 “조승수·노회찬 등 악질 종파분자들의 교활한 책동을 민노당 밖의 개별적 인사들이 직접 때리는 것도 필요하다”며 진보신당 정치인에 대한 공격 지령도 내렸다. 북한의 눈에 진보신당은 ‘반동’이었던 셈이다.   
 이 사건이 보여주듯 진보와 종북은 결코 하나가 아니다. 종북을 진보의 부분집합으로 보기도 어렵다. 경제·복지 분야에선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듯하지만, 북한·안보에선 확연히 다르다. 보편적인 진보의 가치는 인권·분배·환경·반핵 등이다. 그런데 종북파는 북한 이슈만 나오면 과민반응을 보이며 이런 가치를 외면한 채 북한 두둔에 나섰다. 북한 핵과 인권 문제가 대표적이다.
 한때 한살림을 차렸던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뿌리는 각각 NL(자주파)과 PD(평등파)다. NL은 주체사상에 경도돼 북한식 통일을 지향했고, PD는 정통 사회주의에 기울어 있었다. 이들은 민노당을 만들어 ‘진보’란 이름으로 공존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서로 다른 세력이다. 명지대 윤종빈 교수(정치학)는 “종북과 진보는 보수에 대항하는 같은 편이라는 논리 속에서 비정상적 동거를 했다”며 “진보가 곧 종북이라는 인식은 왜곡된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총선 직후 벌어진 민노당 분당 사태는 상징적이었다. 심상정·노회찬·조승수 등 PD계열 인사들은 “북한 핵실험을 용인하고 사실상 고려연방제를 뜻하는 ‘코리아연방공화국’을 대선 구호로 내세운 당내 종북세력과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며 뛰쳐나와 진보신당을 만들었다.
 지난해 9월 양당의 재통합을 막은 것도 북한에 대한 인식차였다. 민노당은 3대 세습에 대해 “북의 권력구조를 언급하기 시작하면 남북관계는 급격히 악화될 것이다. 말하지 않겠다”(이정희 당시 대표)고 했고, 진보신당은 “비정상적 국가의 행태”(조승수 당시 대표)라고 비판했다. 북핵에 대해서도 민노당은 “북의 핵 보유는 자위용”이라고 한 반면, 진보신당은 “어떤 핵도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는 4·11 총선 전 “NL이 당권을 잡고 있는 한 통합진보당은 진보정당이 아니고 종북주체일 뿐”이라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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