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첨단 장비, 효율은 커녕 '희망고문'만 됐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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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01, 09:35:59
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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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욱 연구위원은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다이빙벨에 대해 “다이빙벨은 자기동력이 없는 잠수함 같은 존재”라며 “외부 선박이나 바지선에서 크레인을 통해 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선박이나 바지선이 존재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내린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동력이 없으므로 조류가 셀 경우 휩쓸려 나가기 때문에 탑승한 인원이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다이빙벨) 투입은 현장 상황에 따라서 조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이빙벨은 크게 오픈벨(개방형)과 클로즈벨(폐쇄형)로 나눌 수 있다. 논란이 됐던 민간에서 가지고 나온 것이 개방형인데 스스로의 동력을 갖추지 못했다. 또한, 전체가 쇠창살로 되어 있는 웻벨(wet-bell)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스스로 추진력이 없으므로 작업하는 데에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군의 다이빙벨이 투입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투입이 안 된 것이 아니라 투입될 필요가 없다고 판단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해경이 상황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다이빙벨 논란이 일고 있다. 다이빙벨을 투입하지 않았던 이유는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이) 깊숙한 심해 100m, 200m에서는 작업하기가 좋다. 해저 같은 경우에는 조류가 거의 없어 작업 하기 편하다. 문제는 다이빙벨을 사용하게 되면 전용 선박이 필요하고 투입 인원이 2~3명밖에 못 들어가는 등 한계가 있다. 빨리 들어가서 수색해야 하는 지금같은 급박한 상황에서는 인명 구조가 우선이기 때문에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투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이빙벨을 통해서 투입됐을 경우에는 전용 선박이나 바지선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 번에 투입할 수 있는 인원이 한계가 있다. 다이빙벨과 사람도 조류가 3~4노트 정도 될 경우 투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이빙벨 투입 결정한 지휘부, 혼란만 가중시킨 잘못된 대처 이종인 대표는 다이빙벨에 대해 유속에 상관없이 20시간 연속 잠수가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양욱 연구위원은 “상황을 잘 모르고 하시는 말씀 같다”면서 “수온이 따듯한 바다거나 조류가 없는 경우에는 장시간 작업이 가능하겠지만, 현재 사고 지점은 천안함 때보다 훨씬 더 안좋은 최악의 조건이다. 수온이 낮고, 조류가 강하다. 기본적으로 다이버를 할 때 1노트만 넘어가도 못하게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족들이 지푸라기라도 짚는 심정으로 다이빙벨 투입을 요구하자 해경이 이를 수용한 것에 대해서는 지휘부가 굉장히 잘못된 대처를 했다고 비판했다. 양 연구위원은 “예를 들어서 축구 A매치를 감독이 훌륭한 선수를 뽑아서 전략을 짜서 보내야 하는데 그걸 못하니까 외부에 더 훌륭한 선수가 있으니 쓰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안 된다’라는 말을 못하는 것”이라며 “다이빙벨 투입을 결정한 지도부 자체가 현장 파악을 못 했기 때문에 혼란이 생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월호가 좌현으로 기울고 있을 때 빨리 ‘리프트백’을 설치했어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리프트백은 부력을 할 수 있는 공기주머니인데, 공기주머니라고 해봐야 10~35t 정도로 많은 중량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수십 개를 설치하더라도 배가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설치하기 위해서는 물에 들어가야 하는데 잠수를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어떻게 물에 들어가느냐”고 말했다. 리프트백을 설치할 바에 선체에 진입해 수색을 한 번 더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배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가이드라인(생명선)이 없으면 접근할 수가 없다. 배가 이미 침몰하기 시작할 때 이미 상황은 절망적이다. 골든타임을 놓친 이상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다”라며 구조요원들에 대해 초기 수색 작업에 있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조 작업에 대한 불신에 대해서는 “애당초 수색 방향을 잡고 명확한 구조계획이 있고 그대로 진행이 됐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않은 듯이 보였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즉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은 탓에 수색 과정에서 무수한 혼선이 빚어졌다는 설명이다.
각종 첨단 장비, 효율은 커녕 ‘희망고문’만 돼 해상크레인에 대해서는 “배를 들어 올리기 위한 크레인이라면 빨리 오더라도 작업할 수가 없다. 사람 크기만 한 쇠사슬로 배를 감아야 하고 잠수를 해서 접근을 해야 하는데 잠수 자체가 안되는 상황에서는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구조를 위한 플랫폼이 많았어야 했다고 진단했다. 무인잠수로봇 ROV와 관련해서 “카메라가 달려있고 스스로 추진력이 있어 작업할 수 있는 무인로봇이다. 100~1,000m 정도의 깊은 수심에서 작업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류가 거의 없는 깊은 곳에서 유전을 시추하는 등 작업을 하기 위한 것이지 구조용이 아니다. ROV 자체 출력이 4~5노트밖에 속력을 못 낸다. 해당 해역이 3~4노트만 되도 떠내려가기 때문에 정조기가 아니면 투입할 수가 없고 투입을 하더라도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의 한계가 있다. 카메라 촬영도 중요하지만, ROV로는 가장 중요한 가이드라인을 설치할 수가 없고 선내 수색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ROV를 투입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여론에 대해서는 비전문들의 여러 가지 장비를 투입하라는 의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컨트롤타워가 명확한 논리를 제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구조작업의 로드맵을 명확히 해서 진행했었다면 가족분들의 가슴도 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분들이 상세한 내용을 모르고 ‘이런 게 있다더라’라고 주장하면서 의혹을 증폭하니까 그것을 보는 가족들이 가만히 있겠느냐. ‘저거라도 보내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면서 현장의 컨트롤타워는 계속 흔들리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ROV가 효과가 없자 크랩스터를 투입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양 연구위원은 “ROV는 조류에 떠내려가기 때문에 강바닥, 즉 해저면을 걸어 다니는 크랩스터를 사용하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었다”면서 “조류가 심한 곳에서는 활용하기도 하지만, 크랩스터는 바닥 밑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물속에서 부상해서 작업할 수는 없으므로 밑에서 배의 상태를 살펴보는 정도이지 이걸로 구조의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조 작업의 효율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장비들에 대한 투입 논란으로 인해 구조 현장이 흔들리고 국민들의 불신만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양 연구위원은 “크랩스터 등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다른 곳에 투입할 잠수사의 기회나 찬스를 놓치게 되는 것”이라며 “해경 스스로 구조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대테러에 치중한 해경 특수기동대, 배테랑이지만 11명에 불과 해경보다 민간잠수부가 더 뛰어나다는 해경 측의 주장은 천부당만부당한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해군은 세계적인 수준의 해난구조대를 갖추고 있다. 해경도 3001번 함이라는 구조함이 있지만 94년도에 도입이 돼서 장비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점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됐음에도 불구하고 조치가 안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경이) 대부분 해군력과 민간업체의 힘을 빌어 작업을 하고 있다. 해경은 1990년도 특수구조단을 만들었다.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무를 할 수 있는 조직이 중요해 90년도 후반에 특수기동대를 창설했다. 특수기동대가 정책적인 판단으로 구조보다는 대테러 작전으로 활용하게 됐다. 특수기동대 잠수요원은 굉장히 훌륭하다. 이 요원들에게 구조훈련이나 장비 등 지원을 해야 했는데 대테러에 치중하다 보니 구조인력이나 장비가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2012년에 특수구조단을 다시 만들었지만 해당 인원이 11명에 불과하다. 그 중 2명은 지휘‧행정이고 잠수부는 9명이다. 이 인원이 해경이 가진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재난 대비에 철저한 일본의 사례를 언급했다. 양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해경에 해당하는 일본의 해상보안청의 경우에는 특수구난대 잠수요원들이 배가 침몰했을 경우 구조할 수 있는 인력을 많이 갖추고 있다”면서 “사건이 벌어지면 항공기를 타고 현장에 바로 투하할 수 있다. 또한, 해상보안청 내에도 잠수사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욱 연구위원은 특히 “해경이 준비가 덜 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해군이 상당 부분을 주도할 수밖에 없다”면서 “컨트롤타워에서 아이디어를 대부분 제공하는 곳이 해군 SSU(해난구조대) 대령이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SSU 대장이 현장 지휘관을 맡아야 하고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현장 지휘관을 지원해줄 수 있는 범정부적인 체제로 빨리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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