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극렬한 대남 협박 종착역은(고영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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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7, 17:47:42
바다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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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생일 100회를 맞으며 이른바 “강성대국”을 선포한다고 그리도 요란하게 선전해 오던 북한은 정작 올해 4월 15일 대국보다도 한 단계 낮은 “강성국가”도 선포하지 못하였다. “강성대국”의 가장 큰 축포로 쏘아 올리려 했던 장거리 미사일마저 지난 13일 허공에서 폭발하고 말았다. 10여년 전부터 “강대국”이 되는 2012년 4월이 되면 무엇인가 선물다운 선물이나 변화가 있지 않겠냐는 소박한 희망을 키워온 주민들이 받은 것은 고작 수일 분의 식량과 교복이 전부였다. 북한에서 유복한 외교관 생활을 한 필자도 큰 명절이 다가오면 칼러 TV 같은 것이 선물로 나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곤 하였다. 그러다 아무것도 받지 못하면 상실감이 컸었다.
올해 이른바 “4월의 명절” 정치행사들에 수십억 달러를 퍼부은 북한의 자원은 고갈상태에 빠져 있을 것이다. 1989년 제 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은 북한은 13차 축전이 끝나면서 급속하게 쇠락의 길을 걸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겪는 “트라우마”는 89년보다 더 클 것이고 정신없이 4월을 지낸 주민들의 허무함과 좌절감, 분노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여기에 “강철의 손”으로 북한을 통치해 온 절대 권력자 김정일이 사망하고 이제 28세의 철부지 김정은이 그 자리에 들어섰다. 절대 권력자가 사라지면 그 자리는 야심가들이 노리는 것이 역사가 얻은 경험이다.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 1부부장이 국방위원자리에서 사라지고 주상성 인민보안부장이 이명수 부장으로 바뀐 것은 북한 권력의 핵심에서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권력 내부에 금이 가고 민심이 흔들리니 체제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충성경쟁”이 도를 넘고 있는 것이다. 거의 “광기” 수준이다. 북한 지도부에는 이런 어려움에서 탈출할 돌파구가 필요하다. 이 돌파구가 바로 극렬한 대남 협박이다.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지난 18일 대변인 성명에서 “서울의 모든 것을 날려 보낼 수 있는 특별행동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협박을 하였고 23일 이른바 ‘최고사령부 특별작전 행동 소조’는 “이명박 쥐XX 무리들에 대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분노는 하늘에 닿았으며 우리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은 일단 개시되면 3-4분, 아니 그보다 더 짧은 순간에 지금까지 있어 본 적이 없는 특이한 수단과 방법으로 모든 쥐XX 무리들과 도발 근원들을 불이 번쩍 나게 초토화 해버릴 것이다”고 통보하였다. 북한은 이미 3월부터 “우리의 존엄을 건드린 자들은 이 땅, 이 하늘 아래에서 살아 숨 쉴 곳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시정잡배도 입에 담기 어려운 말들로 대통령을 욕하고 대통령의 얼굴을 그려놓은 종이장들에 상상을 초월하는 모욕을 가하고 있다.
북한은 내부의 좌절과 동요의 탈출구를 대남도발과 협박에서 찾으려 하고 있지만 이는 오산이다. 협박은 짧은 기간에는 체제결속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체제에 더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굶주리고 헐벗은 북한 주민들이 현재 남한에 표면적으로 보이고 있는 “분노”는 실제적으로는 북한체제에 대한 분노의 표시일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인민들의 체제에 대한 분노가 터질 때 그 정도는 가히 짐작할 수 없는 정도가 될 것이다. 세계는 북한이 벌리고 있는 “광란의 도가니”를 우려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우방인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신속하게 북한을 규탄하고 나선 것은 세계가 얼마나 북한을 불신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북한의 군부와 극렬 “충성분자”들은 대남 비방으로도 체제의 극심한 불안정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김정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하여 “언어의 전쟁” 수준을 넘어 테러나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연평도와 천안함 사건으로 군사력을 갈고 닦아온 한국군은 북한이 새로운 군사도발을 벌리거나 테러를 자행할 경우 다시는 북한이 움쩍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보복 타격을 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연평도 사건 이후의 한국국민들도 사건 이전의 한국 국민이 아니다. 여기에 최대강국이며 맹방인 미국이 힘을 더할 경우 가득이나 취약하여 비틀거리는 북한 체제는 도발 단 하루 만에 끝장날 수도 있다. 북한은 극렬한 대남 비방이 체제의 결속이 아니라 자폭을 가져오는 길임을 명심하고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 민생을 챙기고 개혁, 개방의 길에 들어서야 한다.
고영환(국가안보전략연구소 전략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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