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아내 무덤가 11년간 복숭아꽃으로 가꾼 할아버지

[2017-03-21, 17:17:38]





 

복숭아 꽃을 유난히 좋아했던 아내를 묻은 산자락에서 11년간 홀로 복숭아나무 100여 그루를 심어온 할아버지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중국 대륙을 잔잔한 감동으로 적시고 있다.

 

허난성(河南省) 뤄양(洛阳)시에 사는 송(71) 할아버지는 비록 가난했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어 행복했다. 복숭아 꽃이 필 때면 아내의 얼굴에는 언제나 화사한 미소가 피어났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 복숭아가 익으면 아이들은 복숭아로 주린 배를 채웠고, 이웃과 친척들에게도 두둑한 ‘복숭아 인심’을 베풀 수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35살의 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송 할아버지는 “아내는 그냥 배가 아프다고만 했다”며, “그렇게 아픈 것을 애써 감추고 버텼다”고 말했다. 많이 아팠을 아내를 생각하면 지금도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난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집 근처 산에 묻었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 집 안의 복숭아 나무도 까닭 없이 죽어 버렸다. 송 할아버지의 마음에도 짙은 슬픔이 밀려왔다.

 

그는 남겨진 1남 2녀를 홀로 키웠다. 주변에서는 재혼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아내를 도저히 떠나 보낼 수가 없었다.

 

11년 전 마을에서는 황폐한 산을 책임지고 맡을 사람을 모집했고, 송 할아버지는 제일 먼저 신청했다. 아내가 묻힌 산이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송 할아버지는 산 위 무덤 근처에 소박한 움집을 짓고, 개 두 마리를 데려와 살았다. 그리고 황폐한 산에 아내가 좋아했던 복숭아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시간이 나면 아내의 무덤 옆에 앉아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마치 아내가 옆에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산 위에는 물이 나오지 않아 산 아랫마을까지 내려가 물을 길어 왔다. 빗물 저장 탱크를 만들어 나무에 물을 주기도 했다. 간혹 마을 사람들과 아들딸이 도와주러 오면, 그들에게 복숭아를 선물로 주었다. 가난하고 수고스러운 생활이었지만, 부족함 없고 외롭지 않은 삶이었다.

 

이렇게 지난 11년간 황폐했던 산 위에는 백 그루가 넘는 복숭아나무가 심어졌다.

 

송 할아버지는 “복숭아 꽃이 피면 아내가 분명히 이것을 보고, 웃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매년 복숭아 꽃이 만개할 때면 더욱 아내가 그리워진다고 전했다.

 

그는 “사랑이 뭔지는 모르지만, 산 위에서 나무를 심을 때면 외롭지 않다”면서 “아내가 언제나 곁에서 나를 지켜보는 것 같다”고 수줍게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종실 기자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완다, IBM과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hot 2017.03.21
    완다(万达)그룹이 IBM과 손을 잡고 기업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19일 완다인터넷과학기술그룹은 베이징에서 IBM과 빅데이터 및 인지컴퓨팅을 중..
  • 알리바바, 中 최대 온라인티켓망 ‘다마이왕’ 인수 hot 2017.03.21
    알리바바 그룹은 21일 중국 최대 온라인 티켓 판매처 다마이왕(大麦网)을 100%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다마이왕이 알리바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공식 편입됨으로써...
  • 홍차오공항 1청사 새단장, 26일부터 개방 hot 2017.03.21
    지난 2년간의 새 단장을 마치고 상하이 홍차오(虹桥)공항 1터미널 A동이 오는 26일부터 오픈된다. 기존에 운영되었던 B동은 A동의 전면 개방과 동시에 폐쇄된 뒤..
  • 중국 신흥 억만장자 76명 세계 1위 hot 2017.03.21
    최근 1년 간 중국에서 최고 많은 신흥 억만장자가 탄생했다. 미국 포브스가 20일 발표한 새롭게 등장한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중국 본토는 76명, 미국은 25명으로..
  • 월드컵 예선 한·중전 일촉즉발 hot 2017.03.21
    오는 23일 중국 후난성 창사(长沙)에서 열리는 월드컵 예선 한·중 축구 경기를 앞두고 중국 대표팀이 ‘생사의 기로’에 놓인 심정으로 총력을 쏟고 있다.중국신문망..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국경절 황금연휴 첫 나흘간 상하이 관..
  2. “살 수도 없었다” 중국 증시 개장과..
  3. 中 기존 주담대 금리 인하… 5개 대..
  4. 티켓 없이‘병마용’관광? 여행사 상술..
  5. 상하이 증권거래소, 8일부터 지정거래..
  6. 중국 1대 대형마트 따룬파(大润发),..
  7. [책읽는 상하이 255] 사실, 내성..
  8. 상하이 분양시장 연휴 첫날부터 ‘인산..
  9. 상하이 여행절, 23일간 3877만..
  10. 상하이저널 학생기자 15년, 28기..

경제

  1. 국경절 황금연휴 첫 나흘간 상하이 관..
  2. “살 수도 없었다” 중국 증시 개장과..
  3. 中 기존 주담대 금리 인하… 5개 대..
  4. 상하이 증권거래소, 8일부터 지정거래..
  5. 중국 1대 대형마트 따룬파(大润发),..
  6. 상하이 분양시장 연휴 첫날부터 ‘인산..
  7. 국경절, 후끈 달아오른 부동산 시장…..
  8. 中 자동차 기업 9월 성적표 공개…..
  9. 中 정책 호재, 홍콩 증시 본토 부동..
  10. 中 도시 '레저' 지수 발표…여가 즐..

사회

  1. 티켓 없이‘병마용’관광? 여행사 상술..
  2. 상하이 여행절, 23일간 3877만..
  3. ‘상하이한인배드민턴연합회’ 창립 10..
  4. ‘스쿼트 1000회’ 체벌로 평생 불..
  5. 한드 ‘퀸메이커’ 中 충칭 사진이 서..
  6. 한강 韓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에 中언..

문화

  1. [책읽는 상하이 254] 나무의 시간
  2. [책읽는 상하이 255] 사실, 내성..
  3. 2024 아트플러스 상하이, 세계 예..
  4. 2025 상하이 패션위크 9일 신톈디..

오피니언

  1. [Dr.SP 칼럼] 독감의 계절 가을..
  2. [상하이의 사랑법 17] 완벽하게 통..
  3.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5] 13억..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