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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술의 중국부동산이야기] 유령도시

[2012-10-31, 16:00:10] 상하이저널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6차선 도로에 차가 지나가지 않는다. 사람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차를타고 10여분 달리니 맞은편에서 차한대가 지나간다. 도로의 신호등은 마치 인테리어 소품 같이 느껴졌다. 신작로를 사이에 두고 공사를 중단한 아파트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낮에는 그나마 괜찮았다. 밤에는 정말 마괴도시를 떠올릴 정도로 음산했다. 불꺼진 아파트들이 달빛에 비춰져 마치 거대한 괴물들에 둘러싸인 느낌을 받아 바깥 출입은 생각도 못하고 호텔에만 머물렀다. 이상은 얼마전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탄광도시인 오르도스(鄂爾多斯)시에 출장을 다녀온 Y씨의 출장 소감이다. 

중국 지하자원의 보고(寶庫) 오르도스의 몰락

석탄과 가스개발로 중국에서 가장 부자가 많은 도시로 유명한 오르도스가 유령도시가 되었다. 한때 중국판 두바이로 불리던 오르도스가 왜 이지경까지 되었을까?

오르도스는 30㎢의 면적에 100만명의 인구를 예상하고 캉바신도시를 야심차게 건설했다.70억위안을 투자한 이 도시에는 널찍한 거리와 호화로운 서구식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섰다. 그러나 이곳에서 정작 사람을 찾아 보기는 힘들다. 사막 한가운데 덩그러니 들어서 주변으로 나가는 도로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각종 편의시설도 운영되지 않아 거주하기 힘든 탓이다. 오르도스는 2009년 외지인 30만명이 몰려들자 정확한 계산없이 미국의 골드러쉬를 생각해 마구잡이로 부동산을 찍어냈고 지하자원을 맹신한 결과는 ‘과잉투자’로 이어졌다.

시정부를 이전하고 도시를 살려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주민들이 살지 않아 과잉투자에 따른 대표적인 ‘유령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다. 거기다 부동산 광풍이 이도시를 거쳐가면서 부동산 거품까지 잔뜩 생겨 2001년 분양가가 1000위안이었던 것이 2009년 투기자금이 몰리면서 2만위안까지 올랐다. 그리고 지금은 3000위안대로 곤두박질 쳤다. 투자심리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맨붕’ 상태이다. 캉바시의 붕괴에는 사채도 한 몫 했다.

2003년부터 도시를 확장하면서 ㎡당 수천위안~1만위안에 이르는 토지보상비가 지급되면서 순식간에 백만장자가 양산되었다. 이런 시골 졸부들은 돈을 어떻게 써야하는지를 몰랐다. 일부는 마작과 도박에 빠졌고 방탕한 소비생활을 이어 갔다. 딱히 직업이 없던 이들은 2007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사채시장에 손을 대기 시작하였다. 대략 100만위안의 돈을 빌려주면 매월 5만위안의 이자를 받았고 몇 년이 지나면 원금만큼의 돈을 벌어들였으니 치명적인 유혹이 따로 없었다.

중국의 메디치가(Medici family)를 꿈꾸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사채시장에 뛰어들었고 돈을 빌려간 사람들은 부동산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2009년까지 부동산이 호황기를 맞아 이자를 꼬박꼬박 받았고 사채업은 성공하는 사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정부의 강한 부동산규제정책에 오르도스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자 돈을 빌려간 사람들이 돈을 갚지 못하는 사태가 줄줄이 발생했다.(공사중단 아파트의 60%가 사채시장에서 흘러들어간 돈으로 건설되고 있었다.) 사채업에 손을댄 사람들은 담보로 잡은 부동산이 폭낙하는 것을 보고 땅을치며 후회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무리하게 돈을 만들어 사채업을 하던 사람들이 자살하는 일이 생겨나 주위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유럽발 국채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석탄 수요까지 감소하자 오르도스는 끝없는 추락의 길로 빠져들었다.

고스트 시티 & 팬텀 몰

현재 중국에는 오로도스와 같은 도시가 여러군데 있다. 그 중 윈난성의 ‘청궁 신도시’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고스트 시티고 광둥성 둥관시의 ‘뉴 사우스 차이나 몰’은 세계 최대의 ‘팬텀 몰’이고 창핑구 난커우촌의 ‘원더랜드’는 아시아 최대 테마파크로 홍보했으나 지금은 사람이 없어 테마파크안에서 농사를 짓는 등 아시아최대의 고스트 테마파크로 전락했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두달마다 로마와 맞먹는 새 건물이 생겨나고 매년 20개의 도시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약 6400만채의 주택이 비어 있기도 하다. 현재 비어있는 집을 채우는 데만도 수년이 걸린다. 지방정부의 삐뚤어진 경쟁의식과 중앙정부(중국GDP에서 사회기반시설 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의 과잉투자 용인은 결국 제2,제3의 고스트 시티를 만들어 낼 것이다.
서울에서 4년간 부동산 회사를 다니던 중 한국에는 ‘자수성가란 말이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홀홀단신으로 2002년 상하이에 입성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부동산중개, 분양대행, 컨설팅회사를 설립 지금은 부동산 개발/PM회사를 경영하며 틈틈이 기업체와 학교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중국부동산과 관련하여 한국 공중파 3사와 상하이 부동산방송의 인터뷰가 있으며 上海电视台의 시사프로인 ‘深度105’에 출연한바 있다. WeChat: hanguoshushu998
sulsul2002@yahoo.co.kr    [김형술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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