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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짜장면이 없다

[2013-01-08, 11:55:12] 상하이저널
[신동원의 상하이리포트]
"중국에서 만난 짜장면"

중국에도 짜장면이 있을까? 물론 있다. '짜장면'이라는 단어가 분명히 중국에서 바다를 건너 한국으로 왔기 때문이다. 처음 메뉴판에서 짜장면을 발견했을 때의 감흥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미국에서 느끼한 음식만 먹다가 김치를 만났을 때의 느낌이랄까, 어찌나 반갑던지. 그런데 막상 그럴싸한 색깔의 자장면을 입에 넣는 순간 바로 실망하고 말았다. 달지도 짜지도 않는 밋밋한 이 짜장면이 정말 짜장면인가? 이건 그냥 국수 삶은 거에다가 춘장 조금 얹은 거 아닌가? 오이도 없고 메추리 알도 없었다. ‘이건 무늬만 짜장면이야…’

그랬다. 중국에는 짜장면이 없다. 우리가 사랑하는 국민음식 짜장면은 화교들이 만들어낸 기막힌 발명품이었다. 중국에서 만난 짜장면처럼 지난 8년간의 중국 생활은 나에게, 뜻하지 않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단지 그 시행착오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는데 감사함을 느낄 뿐이다.

"중국에는 짜장면이 없다!"
우리 인식 속에 중국은 어떤 나라일까? 중국인은 어떤 이미지일까? 일반적으로, 중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아마 '공산주의' 내지 '사회주의'가 가장 많을 것이고, 그 다음은 '짝퉁의 나라', '음식 갖고 장난치는 나라', 심지어 '장기를 매매하는 나라' 등 무서운 이미지가 많이 있는 거 같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위의 짜장면 맛처럼, 모두 틀렸다.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우리는 중국이라는 빙산의 가장 윗부분만 보고 있다. 바다 속에 잠긴 거대한 본체를 못 보기 때문일 거다. 중국과 한국과 수교를 한지 이제 20년이다. 20년이란 시간 동안 중국의 본체를 보았을 리가 만무하다. 어쩌면 우리는 중국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였고, 국제 사회에서 그다지 주목 받지 못했던 나라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대한민국은 지난 20년 동안 중국을 등에 업고 발전해 왔고, 세계 경제의 불황 속에서 그나마 경제 발전을 이어가는 몇 안 되는 나라라는 점이다. 중국에 고마워할 일이다.  지금은 중국이 G2라는데, 이제는 미국과 겨루는 대단히 위협적인 나라가 되었다는데, 한국인의 인식에는 정작 변화가 없는 걸까? 

"빙산의 본체를 향하여"
처음 상해에 온 손님들이 가장 공통적으로 이런 말을 한다. "아니 여기가 중국 맞습니까? 상해가 서울보다 더 발전했네요. 너무 놀랐습니다. 제가 그 동안 중국을 너무 몰랐네요. 당장 돌아가면 중국어를 시작해야겠어요"
상해는 중국에서도 특별히 다른 도시라, 중국을 대표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놀라는 이유는 바로 한국인이 가지고 있던 중국에 대한 선입견 때문인 거 같다. 이러한 선입견과 편견이 화석처럼 굳어지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 일반화의 오류처럼 무서운 게 없다. 팔색조 중국을 이해하려면, 섣부른 판단이나 섣부른 일반화를 잠시 참아야 한다. 중국에는 별의 별 사람들이 많다. 뭐라 단정하기 참 어렵다.

처음 중국에 오면 엉망진창인 교통문화를 만날 수 있다. 좌회전신호를 받은 차량과 보행신호를 본 많은 사람이 동시에 움직인다. 사람들이차를 피해 다녀야 하고, 달려드는 차들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 나역시 처음에는 매우 당황했는데, 뒤늦게 그것이 중국만의 동시신호라는 걸 알았다. 이런 신호체계에 익숙해지다 보면 오히려 한국에서의 긴 신호대기가거추장스럽기까지 하다.

중국에 대한 이해는 어쩌면 중국식 짜장면에 대한 이해와 같다. 중국인을 좀 더 이해하고, 중국의 사회, 문화, 정치에 대해 알게 된다면 비로소 우리와 많이 틀린 중국이라는 나라를 조금씩 이해하게 될 거다.

이 칼럼에 언급될 에피소우드와 일면들 또한 중국을 일반화 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다만, 중국의 표면적으로 드러난 모습들 뒤에 숨겨진 ‘이유들’을 알게 됨으로써, 중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왜 중국인들은 이기적이지?’, ‘왜 중국인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르지 않지?’, ‘왜 중국 사람들은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쓰지?’ 그러한 이해를 통해, 운명적 동반국가로서 같은 시대를 살아야 할 중국을, 중국인을 비로소 품을 수 있다. 중국을 품음으로써, 나에게도, 대한민국에게도 엄청난 기회가 올 것이다. 중국을 배척하고 등한시한다면 우리의 미래에 큰 위기가 될 수 있다.
이제부터 나와 같이 중국이라는 거대한 빙산의 바다 밑, 잠겨 있는 본원의 모습들을 들여다 보는 즐거운 여행을 떠나보자.

이 칼럼은 최근 저자가 펴낸  <나는 중국에서 자본주의를 만났다>의 20부작 요약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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