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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의사 자격증을 가진 외국인의 의료 행위 허용 관련 경과, 배경 및 의미 분석

[2014-06-11, 16:16:36] 상하이저널
지난달 말 상하이총영사관에서 개최된 '중국 의사 자격 외국인의 의료행위 허용에 관한 설명회'에 참석한 유학생, 교민들의 얼굴 표정에는 진지함과 기대감이 묻어 나왔다. 질의 응답이 활발히 이어져 설명회장은 열기로 가득찼다.
 
중국 의사 자격자의 의료 행위 허용 관련 경과

외국인 중의사의 의료 행위 허용 문제는 필자가 90년대에 북경에서 공부하고 대사관에서 근무할 때에도 큰 현안이었다. 많은 유학생들이 중국에서 중의학을 공부하고 의사면허증까지 획득하였으나 의료행위가 허용되지 않아 부득이 중국을 떠나 멀리 캐나다, 호주 등지로 가거나 중의학을 접어야 했다. 2005년부터 상하이 등 일부 지역에서 외국인 중의사 자격자에게 진료를 허용하였지만, 2011년 중국 위생 당국이 중국 의사 자격을 획득한 외국인의 의료 면허 갱신 및 신규 허가 중지 등 조치를 취하여 한인 중의사들의 의료 활동이 막혀 버렸고, 중의학을 배우기 위해 중국에 오는 유학생 숫자도 크게 줄어들게 되었다.

당시 우리 정부는 다각적으로 중국측을 접촉하여 한인 유학생 출신 중의사들에 대한 의료 행위 허용을 강력히 요청하였으나, 중국 정부는 자녀를 해외에 유학시키고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공감하지만 중국의 의료시장 개방 및 외국인 취업 문제 등과 관련된 문제로 정부내 여러 부서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런데, 금년 3월 총영사관은 중국에서 중의학을 공부한 외국인도 중국에서 의료활동이 가능하다는 희소식을 접했다. 곧바로 상하이시 위생계획출산위원회에 조속한 면담을 요청하였으며, 불과 며칠만에 면담이 성사되었다. 상하이 위생계획출산위측은 이번 조치가 상하이만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시행되며, 시행 시기 관련해서도 법적으로 이미 시행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다만 지역적으로 준비 작업 등 관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중의학 뿐만아니라 서양의학을 포함한 모든 의사 자격 면허 대상에 적용된다고 설명하였다. 아울러, 이번 조치는 확실한 법적인 근거를 갖고 있으며, 쉽게 변경되거나 철회될 수 없는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이와 같은 설명을 듣고 한중간에 계속되었던 큰 현안 하나가 풀리는구나하는 안도감을 느끼면서, 아울러 그동안 숱한 어려움을 겪고 번민을 하였을 중의사, 유학생들에게 한걸음 달려가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었다. 총영사관에서는 면담 내용을 외교부 본부에 즉각 보고하였고, 주중국대사관에서는 중국 중앙정부를 접촉하여 의료 행위 허용 조치 정책에 대한 제반 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하였다. 이러한 확인 작업을 거친 후 외교부 본부의 입장이 정리되었으며, 이에 따라 총영사관에서 설명회를 개최하여 유학생, 교민들에게 알리게 된 것이다.
 
중국 정부의 외국인 의사 자격자의 의료 행위 허용 배경

상하이시 위생계획출산위 인사와의 면담시에 이번 외국인 의사에 대한 의료 행위 허용 배경에 대해 물어 보았다. 처음에는 대답을 하지 않다가 여러번 물어보니까 말레이시아인 양용캉(楊永康)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양용캉은 중국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의사 자격증을 취득하였으나 의료 행위를 할 수 없는 상황을 상하이 위생 당국에 호소하였다.
 
그런데, 양용캉은 중국에서 살면서 헌혈을 하는 등 봉사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왔는데, 이러한 미담이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시진핑 주석이 작년 10월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계기에 양용캉 미담을 직접 언급하였으며, 중국 위생계획출산위는 상하이시 위생계획출산위의 건의에 대한 통지 형식으로 의료 활동 허용 조치를 내렸다. 양용캉의 사회적 헌신이 의료 활동 허용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양용캉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짙은 감동을 느꼈는 데, 일찍이 중국에서 중의사 자격을 획득한 이은화 박사가 설명회시 들려준 양용캉 미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듣고서 눈물이 핑 돌았다. 양용캉은 헌혈을 주기적으로 하였을 뿐만아니라 골수 이식도 여러 차례 하였고, 결혼을 불과 두 달 앞두고 골수를 이식하여 어린 생명을 구하였다고 들려주었다.
 
이은화 박사는 한 사람의 의로움이 다수의 공익에 얼마나 유익할 수 있는 지, 중국을 이용하기에 앞서 중국을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느끼게 한다고 말하고, 앞으로 한인 의사들이 현지 사회에서 의료활동을 하면서 봉사하는 사회적 책임에도 많은 신경을 써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둘째, 중국 정부가 이번 조치를 하게 된 배경에는 시진핑 주석 체제 등장 이후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개혁개방 조치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신 개혁개방 정책의 요체는 ‘제도혁신’ 이다. 중국 정부는 과거에는 특혜를 부여하여 경제 특구를 운영하거나 투자유치 정책을 실시하였으나, 앞으로는 제도를 혁신하고 정부 역할을 과감하게 바꾸어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 성장 동력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작년부터 시행한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가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된다. 외국인 의사 자격자 진료 허용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간의 중국 정부 정책과 위생 당국의 방침에 비추어서는 상당히 획기적인 정책 전환이며, 시진핑 주석 정부의 또하나의 제도혁신 성과로 평가할만하다고 본다.

셋째, 중국의 급증하고 있는 의료서비스 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내 위생ㆍ의료 서비스 수요는 앞으로 10-20년간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중국 정부는 현재의 의료 인력만으로는 13-14억 인구의 의료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의료 인력의 대대적인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 의사자격자에게 의료 활동을 허용한 것은 이러한 의료 인력 확보 정책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넷째, 중국측은 현재 중국내에 많은 한국 교민이 거주하고 있어 한국인들을 위한 한국어 의료 서비스 제공 필요성도 감안하였다고 하였으며, 이번 조치로 인해 최대의 혜택을 보게 된 것은 한국 유학생, 교민들인 바, 작년 6월말 박근혜 대통령 국빈 방중 계기에 형성된 현재의 좋은 한중간 우호관계도 긍적적인 요소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중국 의사 자격자의 의료 행위 허용 의미 및 기대 효과

첫째, 이번 조치로 인해 우선 중국에서 공부한 중의사 등 한인 의사들이 중국에서 진료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앞으로 중국에서 공부하고 직업을 찾으려는 동기가 커질 것인 바, 우리 청년층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본다.

둘째, 현지에서 배운 한인 중의사 등이 진료를 할 수 있게 됨으로써 우리 교민들이 받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 기회가 많아지고 편리해지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 교민들은 언어적인 장벽, 서비스 마인드 차이 등으로 인해 중국 병원 이용시 불편을 적지 않게 호소하고 상당수의 교민은 한국에 가서 진료를 받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으나, 중국에서 배운 한인 의사들이 보다 많이 중국 병원 혹은 한국계 병원에서 일하게 되면 이러한 경향은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셋째, 한인 중의사 등이 중국이라는 큰 의료시장 진출에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중국에서 병원 개업은 외국인은 합자나 합작 형태로만 허용되지만 상하이자유무역시험구는 독자 투자도 가능하게 되었는데 현재의 추세에 비추어 향후 중국의 의료시장 개방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으며, 현재 치과, 성형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 기업의 의료 분야의 중국 진출 전망이 매우 큰 바, 앞으로 중국에서 공부한 한인 의사들이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중국에서 수학한 한인 의사들이 한중간 굳건한 교량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문화와 중국 정서를 잘 이해하고 있는 한인 의사들이 중국인들에게 친절한 자세로 품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현지 사회에 대한 봉사와 헌신도 염두에 두고 일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이렇게 되면 중국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더 좋아 질 것이고, 한중 관계도 더욱 돈독해 질 것이다.
 
대한민국주상하이총영사관 이강국 부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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