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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 한글, 아름다운 우리 글꼴

[2016-10-09, 03:20:35]
한글날 570돌
아름다운 우리 한글, 아름다운 우리 글꼴


 

올해, 2016년은 한글 창제 제 57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이다. 양반들에게 ‘암글(여자들이나 쓸 글)’이라고 불리며 천대받던 한글이, 지금은 전세계에서 인정을 자랑스러운 한국의 문자가 되었다. 이러한 한글의 드라마틱한 역사에 따라, 한글 글꼴 역시 큰 변화를 겪어왔다. 현재 우리는 여러 가지 글꼴 범람 속에서, 자신의 기호에 맞는 것을 골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글꼴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해지기까지, 한글은 오랜 시간 동안 방황해야만 했다.

 

한글 글꼴의 변천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직후의 한글 서체는 딱딱하고 투박했다. 그러나 한글의 형태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부드러운 붓 놀림과 함께 유연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그 당시의 글꼴은 크게 필기체와 판본체로 나눌 수 있다. 특히, 필기체는 대부분 부녀자들에 의해 전승되어 가장 널리 쓰였다. 조선 중기 왕들의 사적인 편지 대부분에서 이 필기체를 찾아볼 수 있다.
한글이 서양식 활자체로 쓰이게 된 것은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흐른 후인, 1880년대이다. 서양 활자술의 도입에 발맞춰 여러 서양식 활자체가 생겨났다. 독립신문 등 ‘순 한글’ 신문의 등장 역시 한성체와 독본체 등 한글 서체 발달에 큰 발판이 돼주었다. 하지만 조선이 일제의 식민지가 되면서 이러한 작업은 더 이상 진행될 수 없었다.
해방 이후, 드디어 한글의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해졌지만 또 하나의 문제점이 생겼다. 그 문제점은 바로 ‘가로쓰기’이었다. 이전까지 사용했던 방법인 ‘세로쓰기’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이때 많은 혼란을 겪었다. 그에 따라 글꼴의 발달도 지체될 수 밖에 없었다. 1970년대에 와서야 최정호 디자이너가 혜성같이 등장하면서 혼란기의 종결을 맺는다. 그는 오늘날 가장 널리 쓰이는 명조체, 바탕체 등을 제작하였다. 당시에는 그렇게 될 줄 몰랐겠지만, 그의 글꼴은 후에 사용되는 인터넷 매체에서도 대단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1999년대부터 컴퓨터를 이용한 글꼴 제조가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오늘날까지 셀 수 없이 많은 한글 서체가 제작되어 오고 있다. 현대의 가장 두드러지는 한글 글꼴의 변화는, 바로 ‘탈네모꼴’이라 할 수 있다. 본래 모든 한글 서체는 네모꼴에 맞춰 제작되었다. 공병우 박사의 한글 타자기의 개발로, 기존의 관습을 타파한 ‘탈네모꼴’의 서체가 확산되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장식용 서체의 등장이다. 이전까지 글꼴은 편지, 신문 같은 문서의 편집 등의 실용적인 용도를 위해서만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자신의 휴대기기나 SNS를 예쁘게 꾸미기 위한 장식의 목적으로만 만들어져 쓰이는 서체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제 1세대 한글 글꼴 디자이너-최정호



최정호, 그가 나타나기 이전까지는 딱히 ‘글꼴 디자이너’라고 불릴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그의 등장으로 한글 글꼴은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된다.

 


그는 신문물인 사진식자기의 도입에 본래의 방식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빠른 변화에 순응하는 것을 택했다. 그리하여 그는 도태되지 않았다. 남들보다 먼저 시대 흐름에 재빨리 발맞춰 당시 트렌드에 적합한 자신의 글꼴을 창조해내었다. 사진식자기 도입 초기에는 한글 글자판이 없고 한자만 쓸 수 있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지 않았다. 그리하여 두 일본 회사에서 한글 글꼴을 제작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명조체, 고딕체, 굴림체 등 수십 가지의 글꼴을 만들어내었다. 그의 글꼴들은 현재에도 한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 받고 있다.

 

‘탈네모꼴’, 그 새로운 세계-안상수



본래 훈민정음은 매우 투박하고 딱딱한 서체로 구성되어 있었다. 공병우 박사의 타자기 발명 이전까지, 우리나라의 서체는 ‘네모꼴’이라는 오래된 발상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타자기의 서체가 ‘탈네모꼴’의 형식을 취하면서, 정사각형에 맞춘 글씨만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우리의 고정관념이 산산조각 났다.

 


이것에 더욱 불을 붙인 디자이너가 바로 안상수이다. ‘탈네모꼴’의 전성기는 그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상수체’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글자 형태로 인해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네모꼴의 서체로 ‘각’을 쓰면 초성 ‘ㄱ’과 종성 ‘ㄱ’의 크기와 모양이 달라진다. 허나, 안상수체는 다르다. 그 모양과 크기가 모두 같게 유지된다. 이는 기본의 원칙을 무시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끝소리에는 첫소리를 다시 쓴다’라는 한글의 가장 기본적인 창제 원리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고 볼 수 있다.

 

한글이 겪어온 변화만큼이나 한글 글꼴도 다양한 변천사가 있다. 현재 우리가 쓰는 서체의 선택의 폭이 이렇게 넓어진 것은, 이토록 긴 시간과, 디자이너들의 노력이 뒷받침해줬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더불어, 우리 민족 고유의 문자, 한글이 이렇게 다양하고 아름다운 서체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만 하겠다.

 

고등부 학생기자 여지원(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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