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학생들 정신 차려서 공부 열심히 해야 합니다.'' 최근 직원 채용을 위해 한국유학생들의 이력서를 받아 본 S기업 인사담당자의 한탄 섞인 지적이다.
이력서를 받아본 결과 4년을 중국에서 공부한 한국 유학생들의 HSK의 평균성적이 7~8급, 심한 경우 6급 이하의 성적을 소지한 학생도 있었다는 것. 이 중에는 중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국에서 대학을 다녔던 학생도 포함되어 있었다. 대부분의 유학생들이 영어에 대한 준비가 안되어있는 것도 문제였다. 학생들은 대학의 커리큘럼을 따라가기 급해서 영어 공부 등은 미처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중국에서 자녀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상해한국학교 학부모강좌에서 주상하이 총영사관의 임대호 교육영사는 "한국 유학생들이 졸업 후 취업 등 자신들의 진로를 위해 중국어 이외 영어 공부에 더욱 더 힘써야 한다''고 역시 유학생활의 경쟁에 대해 언급했다. 임영사는 "상하이와 화동지역만 하더라도 23개 대학의 한국어과에서 약 4천300여명이 공부를 하고 있다. 조선족 동포까지 감안하면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다는 것, 중국어를 잘한다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며 유학생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 더욱 더 노력 할 것을 당부했다.
자녀교육 강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유학생들이 취업은 고사하고 학교 졸업 자체도 위태롭다''고 일침을 놓았다. 중국 대학에 입학만 하고 학위를 못 받는 유학생들도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임 영사는 ''중국 유명 모 대학의 경우 한국학생 입학대비 졸업비율이 10% 미만일 정도로 학사관리에 실패한 학생들이 많다''라며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자녀의 중국 대학 진학을 고려할 때 대학입학으로 부모의 교육의무가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적으로 유학생들이 중국 대학에서 요구하는 교과과정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 학교생활에 적응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대학의 엄격한 학사관리에 대한 이해도 필수요소다. 지난 달 베이징대에서 학기말 고사에서 커닝을 한 학생 8명을 제적처리 했다고 공표했을 정도로 중국대학은 학사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유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나만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다.
▷나영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