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3천명을 거느린 한국의 중견 섬유업체 임직원들이 최근 중국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에서 야반도주했다.
옌타이시 한인상공회와 주재원들은 16일 "세강섬유 임직원 10여명이 채권자들의 빚 독촉에 신변의 위협을 느껴 지난 12일 중국에서 탈출했다"고 밝혔다.
종업원이 많아야 300명 정도인 중소기업들이 중국에서 야반도주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종업원 3천명 규모의 중견 업체가 야반도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강섬유는 지난 2001년 중국에 진출한 섬유업체로 자본금 120억원, 매출 3천만달러 정도로 알려졌으며 3개 공장에 현지 종업원 3천여명이 일하고 있다.
한인상공회 관계자들은 "세강섬유가 빚진 금액은 5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면서 "한국과 중국 하청업체들은 대금도 못 받은 채 충격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중 한국 기업인들은 "최근 외자기업에 대한 중국의 정책이 바뀌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인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산업자원부는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칭다오(靑島)와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에 조사단을 보내 야반도주 현지 실태조사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