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도 자고 나면 새로운 학원이 생기나 싶을 정도로 많은 학원이 생기고 있다. 특례학원은 기본이요 영어 학원, 중국어 학원 등 어학 관련 학원에 태권도, 검도, 음악 등 예체능 학원에, 어디 학원뿐이랴, 학습지에 과외에 공교육기관과 함께 사교육기관까지 교육의 홍수 속에 있는 것 같다. 중국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들은 아이들 교육 시키기 좋겠다고 부러워하지만 학원이 많다는 것이 오히려 더 큰 고민을 줄 때가 많다.
상하이에 학원이 별로 없을 때에는 각자 자기 나름대로의 방법대로 학교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지냈는데 이젠, 모두가 학원이나 사교육을 받는 바람에 학원 보내지 않아 우리 아이만 혹시 뒤쳐지는 것은 아닐까 보통 고민이 되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이 학원은 이걸 잘 가르치네 저 학원은 저게 좋으네 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 우리 아이도 저 학원에만 보내면 공부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고, 학원이나 과외를 시키지 않아 못하고 있는 듯 느껴진다. 이런 생각이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막대한 물량 공세로 공부를 더 잘 하게 된 학생을 보면, 맘껏 밀어 주지 못하는 부모의 자격지심까지 발동해 마음이 심난해진다. 한국과 달리 상하이에서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부터 부모의 능력이나 경제력에서 결정되는 부분이 상당히 존재하기에 더욱 그렇다.
게다가 학비나 학원비는 저렴한가. 지인은 아이들 교육비 대느라 늘 간장에 밥 비벼 먹는다고 우스개 소리를 하지만 그게 우스개 소리로만 들리지 않는 것은 나도 아이들 교육비 때문에 늘 골치를 앓고 있기 때문이리라.
그나마 초등학교나 중학교까지는 그럭저럭 버티어 간다고 해도 고등학생이 되면 사교육 받지 않을 도리가 없다고 하니 지금도 교육비로 절절 매는 나로서는 걱정이 앞선다.
사교육 없이 그저 학교에서 배우는 것으로만도 공부도 쑥쑥 잘 하고, 성격도 좋고 예의도 바르고, 그런 아이가 내 자녀였으면 어찌나 좋을까마는 어떡 하겠는가, 내 아이가 나를 닮은 것을.
부디 상하이 교민 사회가 더욱 더 발전해서 교민 자녀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사회가 되기만을 바라고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