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중국 대학생 한 명이 제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찾아왔어요. 누구냐고 물었더니 초등학교때 후원해준 학비로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돼서 고맙다고 인사하러 온거였어요. 어찌나 가슴 뭉클했는지…."
난징 쉬엔우취(玄武区) 중심가에서 한국요리점을 운영하는 안진영, 안형남 형제. 중국학생들의 학비를 지원해오면서 가장 뿌듯했던 일화로 기억한다고 밝힌다. 안진영씨는 난징에서 사업을 시작한지 10년을 훌쩍 넘겼고, 동생 안형남씨는 난징중의대 박사과정을 수료, 최근 음식점건물 4층에 중의원을 열었다.
조명이 화려한 난징 위스제(鱼市街)에 들어서면 `무궁화'라는 글자가 중국간판들 틈에 눈에 잘 띈다. 평일 저녁식사시간 1~3층의 음식점이 손님들로 자리를 가득 메웠다. 안진영 안형남 형제는 이미 난징 교민들 사이에서는 봉사활동에 헌신적인 형제로 잘 알려져 있다.
안진영 씨는 9년째 매월 정기적으로 불우한 중국학생들을 대상으로 식사, 학용품, 도서 등을 무료로 제공해왔다. 그로부터 도움을 받은 학생들은 무려 130여명. 어지간한 기업체의 기부와 견줄만하다. 기부 규모보다도 9년이라는 꾸준함이 이들을 더욱 빛나게 한다.
뿐만 아니라 현지 유학생들의 체육대회나 각종 행사 등에 지원을 해오고 있는 안진영 씨는 "식당으로 찾아와 후원해달라는 유학생들을 그냥 돌려보낼 순 없잖아요. 도울 수 있는 범위에서 성의껏 지원하고 있죠"라며 겸연쩍은 듯 말한다.
또한 난징에 온 교민 정착지원과 건전한 교민사회 육성을 위해 각종 봉사활동을 헌신적으로 전개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자랑스런 교민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동생 안형남 씨 역시 중의원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불우한 중국인을 위해 무료 검진 치료를 돕고 있다.
중국에 살면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않고 온전히 자신을 위해 살아가기도 빠듯한 요즘, 형제의 나눔 봉사활동 소식은 더욱 눈부시다. 안진영 안형남 형제는 "소리 소문없이 하려고 했는데 많이 알려진 것 같아 부끄러울 따름이다. 작지만 그들에게 도움이 됐다면 그 자체로 행복하다"라고 전했다.
▷고수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