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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진 칼럼-중국에서 '브랜드'라는것의 의미

[2008-04-08, 02:09:05] 상하이저널

1. 브랜드 없는 택시에서 받은 위조지폐

필자는 중국 상하이에서만 13년을 생활한 중국생활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얼마 전 13년의 세월 동안 한 번도 상하이에서는 당해보지 않은 일을 당했다. 그것은 바로 거스름돈으로 50위엔짜리 가짜 돈을 택시 기사에게 받은 것이다. 돈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정말 억울하고 배신당한 느낌이어서 우울하기까지 했다. 결국은 50위엔으로 인해 건강이 상하고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영수증에 있는 감독전화 즉 투서하는 곳으로 전화를 걸어 화를 내고 야단을 치고 기사를 불러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당연히 50위엔은 필요 없다고 하면서 말이다. 내가 전화를 건 이유는 나는 상하이를 사랑하고 상하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외국인은 그야말로 중국전체를 불신하게 된다는 말도 빠트리지 않고 얘기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도 그 택시회사에서는 연락이 없었고 필자는 다시 전화를 걸어 담당자와 얘기를 나누었다. 그랬더니 그 담당자는 현장을 벗어난 위조지폐는 인정할 수 없고 그래서 자기 회사 기사를 믿는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정말 억울하고 분통이 터져 힘이 들었다. 그래서 중국인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분의 대답은 아주 간결했다. 어느 택시냐고 그래서 필자는 택시회사 이름을 이야기 했더니 당연한 결과라고 했다. 왜 그런 이름도 없는 택시를 탔느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택시를 탔다면 당연히 교통카드나 잔돈을 지불해야 했다는 것이었다. 내가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말이다. 자기는 웬만해서는 3대 택시 회사 이외에는 절대 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외국인인 필자는 지금까지 아무 생각 없이 이름도 없는 택시를 함부로 탔던 것이다. 필자는 자가운전을 하고 있는 터라 택시 탈 기회가 적어 아마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중국인들은 택시를 탈 때도 `브랜드'를 보고 골라 탄다는 말이다.



2.우리보다 브랜드를 더 중요시하는 중국인

그러면서 필자는 많은 것을 듣고 배우게 되었는데 그 요점은 바로 이렇다. 우선 중국인은 택시도, 식당도, 백화점도 브랜드를 보고 규모를 보고 고른다는 것이다. 즉, 우리보다 더 `브랜드'라는 것을 중요시 한다는 것이다. 또한 택시를 타거나 현금을 내고 물건을 고를 때 만약 100위엔짜리를 내고 잔돈을 받을 때는 위조지폐 감별 자신이 없다면 당당하게 10위엔 20위엔 짜리로 거스름돈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통카드로 택시를 탈 때도 교통카드를 바꿔치기 하는 수법이 있으므로 브랜드가 없는 택시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통카드에 항상 자기 것이라는 표시를 해서 주고받을 때 꼭 확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외국인은 이런 것을 간과하고 필자처럼 나중에 울분을 토하고 중국인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게 된다. 중국의 상황이 이러하므로 우리는 일반 중국인의 생활습관을 배우고 중국에 맞는 패턴으로 중국생활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3.지금 브랜드 만들지 못하면 성공률 낮아질것

그리고 이번 문제를 통해 필자는 과연 중국에서 '브랜드'라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일반 생활에서도 중국인의 브랜드 선호가 이렇게 뚜렷이 나타나는데 우리가 중국에서 브랜드를 알리지 않고 제대로 된 브랜드 사업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또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눈앞에 있는 이득이 되는 사업이 아니라 중국에서 어떻게 하면 100년 200년이 갈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까를 이제부터 고민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때가 정말 우리의 코앞에 다가왔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이 시기를 중국에서 놓친다면 놓친 기업은 영원히 중국에서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너무 과장된 표현이라고 한다면, 다른 표현을 빌려 이후 중국에 진출을 하려고 하면 지금 한국 패션업체가 뉴욕시장에 진출하는 것만큼 힘들고 성공 확률도 그것만큼 낮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4. 장기적인 계획으로 브랜드 파워 길러야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나 시간이 너무 짧다. 세계적인 브랜드 중에 우리가 가장 선호하는 한 명품 브랜드는 2007년 중국에서 200억위엔의 매출을 달성하고 2008년에는 매출이 50%이상 신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한다. 일본이나 한국의 매출을 초과하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중국에서 제대로 된 `브랜드' 사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 된다면 모든 영역에서 우리의 대기업 몇몇을 제외하고는 그 많은 중소 중견기업들은 중국에서 수 년 내에 그 설 자리를 잃고 말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패션업체에서만 당면한 문제는 아니다. 유통업체도 마찬가지이고 기계업체도 그럴 것이고 아무 상관도 없는 수출업체에서도 마찬가지로 대두될 아주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이제까지는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가 중국에서 어느 정도 그 힘을 발휘했지만 앞으로는 개별적인 브랜드 파워가 생기지 않는다면 그저 한동안 이용만 당하고 중국시장에서 퇴출될 것이 뻔하다. 아니 벌써 중국의 유통시장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큰 땅덩어리에서 어떻게 장기적으로 살아남을지 이제부터 깊이 고민하고 계획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다. 모두가 힘을 합쳐서 말이다.

▷이학진(YEBBN(상해)국제무역유한공사 동사장)
인하대를 졸업하고 대만국립사범대학대학원을 수료했다. 동양엘리베이터 상하이지사장과 엘칸토 중국법인장을 거쳐 현재 한국구두제품 중에 중국에서 가장 고급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YEBNN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고 있는 燁彬(上海)國際貿易有限公司의 동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13억의 중국 20억의 기회>, <미국인도 유학가는 중국 MBA>가 있다.
elchjlee@hanmail.net    [이학진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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