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권과 소림사가 헐리우드에서 합쳤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즉, ‘취권’과 경찰의 이미지가 강했던 성룡과, 현대극 보다는 전통 ‘무인’ 영웅으로 각인 됐던 이연걸을 대표하는 말일 것이다.
‘성룡’과 ‘이연걸’ 이 함께 나온다는 그것 만으로도 전세계가 주목할 만 한데다가 <매트릭스><와호장룡><킬빌>의 ‘원하평’이 무술감독으로, <스튜어트 리틀>과 <라이온 킹> 등 가족 영화와 애니메이션 연출에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롭 민코프’가 감독하였다니 더 할 나위 있겠는가.
이미 4월 셋째 주 주말 개봉과 함께 북미에서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해버렸다. 필자의 극장으로 가는 발걸음이 무협같이 빨라질 수 밖에 없다.
중국의 유명한 설화 <서유기>를 바탕으로 하였다는 이 영화는 쿵푸를 좋아하는 미국의 평범한 고교생 제이슨이 차이나타운의 한 허름한 가게에서 발견한 황금봉에 이끌려 ‘포비든 킹덤’, 즉 금지된 왕국으로 빨려 들어 가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곳에서 제이슨은 무술의 절대고수인 루얀(성룡)과 란(이연걸)을 만나 자신이 지니고 있는 황금봉이 전설 속 손오공의 신물인 여의봉으로, '포비든 킹덤'을 지배하고 있는 제이드 장군이 봉인한 마스터(손오공)를 깨우는 유일한 열쇠였던 것을 알게 된다.
루얀과 란은 제이슨이 바로 그 예언의 인물이고 마스터를 함께 구해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그는 싸울 줄 모르는 몸치였다.
이때부터 류얀과 란 특유의 상반 된 스타일로 제이슨을 수련시키지만 사사건건 대립한다. 여기에 제이드 장군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는 여전사 ‘골든 스패로우’가 합세하여 영화는 이들 4명의 고수들이 전설의 마스터를 깨우려고 나서는 여정의 이야기이다.
극중에서 이연걸과 성룡은 같은 여정을 걷는 사람들 이기에 대립장면이 나오지는 않지만, 현존하는 최고의 무술 액터들의 모든 권법이 총망라된 대련장면을 대형 스크린에서 보고 있자니 여간 흥분되지 않을 수 없었다. 성룡의 코믹함과 이연걸의 지진함도 잘 어우러졌고 차세대스타 유역비의 새로운 모습도 신선했다.
어른들에게는 옛추억의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어떤 연령층도 만족할 수 있는 좋은 영화이다. 이 영화 덕분에 서양에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쿵푸바람이 불고 있다는데, <포비든 킹덤>이 전세계에 중국 문화를 알리는데 큰 공을 세운 셈이다. 비록 제작국은 미국이지만, 우리나라도 헐리우드의 힘을 빌려 태권도 영화 한편 만들면 어떨지 하는 상상도 해본다. ▷문혜민(amyhmoo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