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교사로 9년째 중국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온 나는 94년부터 한국어통역으로 한국의 화예작가들을 모시고 국제꽃꽂이대회 때마다 꽃의 무대를 더 빛나게 만들기 위해 한국 분들과 같이 온갖 고생을 하면서 꽃이야기의 즐거움을 같이 나누어왔다.
이번에도 5월 1일부터5월11일까지 열리는 제7회 '화지운' 상해국제꽃꽂이대회에 참가하는 아시아화예작가연맹(AFDU) 한국 본부, 그리고 한국지부의 화예작가 35분을 모시고 며칠째 밤을 새우면서 예쁜 꽃꽂이작품도 내고 멋진 특별 데몬스트레이션도 펼쳤다. 꽃꽂이하는 분들과 같이 일하는 동안 배운 것도 많았고 느낀 점도 많았다. 꽃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꽃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지금도 계속 배워가고 있다. 이번에도 곁에서 여러 분들을 도와드리면서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에서 꽃과 함께 아름다운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았다.
내가 이해하는 꽃의 정신은 무엇일까? 한국 드라마 <대장금>에 나오는 명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장금이의 스승인 한상궁이 돌아가시기 전에 장금이의 등에 업혀있으면서 장금이에게 마지막으로 이런 유언을 남겼다. “너는 얼음판에 던져도 꽃이 되는 꽃씨야!”라고. 얼음판에 던져지는 만큼 온갖 고생을 하면서도 자기의 힘으로 싹을 틔우고 아름답게 꽃을 피게 하는 것이 꽃의 귀한 정신이라는 뜻으로 이해한다. 바로 그런 정신으로 현지 여건이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 행사를 더욱더 빛나게 하고 아름다운 꽃 무대를 멋지게 펼쳤다.
나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하곤 한다. “저는 훌륭한 한국어선생으로 남기 위해 아무리 힘들어도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꾸준히 노력하겠다.” 나는 한국말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에게 자기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선생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내 모습을 지켜보는 학생들이 언젠가는 아마 저절로 깨달으면서 훌륭한 일꾼이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의식이 키워지지 않을까 한다.
물론 아직 여러 모로 부족하지만 얼음판에 던져져도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꽃의 정신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신 한국화예작가들께 정말 고마움을 느낀다.
▷반효분(상해공상외국어대학교 한국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