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에 상해로 유학을 간 김모 학생은 처음에는 한국과 사뭇 다른 자유롭고 느긋한 교육 환경에서 자유로움을 만끽했다. 하지만 이도 잠시, 친구들에 비해 모자란 중국어를 익히고, 중국 학생들과 경쟁하기 위해 과외를 했고 현지 학원까지 다녔지만, 집에 돌아오면 과제하기도 빠듯하다. 1년이 지난 첫 겨울방학을 즐길 틈도 없이 귀국해야만 한다. 이유는 한국에서 HSK 급수를 따고 학교 교과 과정을 선행학습하기 위한 것. 한국의 중국어 학원이 HSK 급수를 높이는데 효과적이라는 부모님의 판단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방학 때 귀국해 학원을 다닌다.
한국의 중국어 학원들은 겨울방학에 귀국할 조기 유학생들을 위한 조기유학 선행학습 과정과 HSK 집중 과정을 개설해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 실제 귀국 유학생들이 겨울방학 수강생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 저학년은 중국어 실력향상과 교과과정 선행학습을, 고학년은 HSK와 입시준비까지 가능하다. 타 강좌에 비해 수강료가 비싸지만, 1월 초중반부터 시작되는 선행 학습반을 듣기 위한 학부모들의 상담이 끊이지 않는다.
고2 학생을 둔 한 학부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조기유학을 왔지만 원어민과 겨뤄 이기려면 중국어는 기본이고, 수학이나 화학 등 한국 학생들이 이해가 힘든 과목들로 승부가 난다. 방학 때마다 선행학습을 위해 귀국한다”고 털어 놓았다.
5년째 조기유학생을 위한 선행학습 과정을 운영해 오고 있는 이얼싼 중국어학원의 심정성 원장은 “중국 유학생의 경우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1차적으로 습득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어 습득능력에 따라 학습자간의 우열이 가려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1차적인 외국어 능력을 습득했다고 하더라도, 국내 교육 환경에서도 어려워하는 주요 3과목(국, 영, 수)은 개별 학습과 보충 학습을 하지 않고서는 응용력 배양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유학생의 경우 국내 학습자들에 비해 예습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며 선행학습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공부보다는 여행을 통한 견문 넓히기, 독서를 통한 집중력 강화와 더불어 개인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자녀의 방학은 부모님의 개학’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더욱 분주해지고 치열해지는 방학. 미래를 위한 꼼꼼한 계획과 꾸준한 실천을 통해 보람찬 겨울방학이 되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