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서 화가로서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이혜경씨는“용광로 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정직하게 자신의 길을 가면서 예술의 경지에 오르는게 꿈이다. 그리고 한중 미술 교류에 조금한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3년 전 주재원 남편을 따라 칭다오에서 처음 중국 생활을 하게 된 이혜경 화가는 목표를 향해 힘껏 달리다 갑자기 궤도를 벗어난 듯한 두려움에 당장이라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중국 화가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의 넉넉한 포용력과 따뜻한 배려는 그녀를 중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고 한다.
특히 타국에서 잠시 갇혀 있던 작품에 대한 열정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그녀는 모교인 건국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단체전과 개인전을 통해 꾸준히 작품을 소개해 왔다. 2005년 마지막 전시 후 3년이라는 긴 공백을 거쳐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27일(토)부터 1월 31일까지 문화원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혜경 화가는 이번 전시회가 자신의 개인전으로써의 의미도 크지만, 상하이 한국문화원을 상하이 미술계 인사들에게 알리고, 문화원을 한ㆍ중미술 화가들의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시키는데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소개되는 그녀의 작품은 관능적인 여인의 누드가 꽃과 나무와 어우러져 ‘에덴의 동산’을 연상케 한다. 우아하면서도 섬세한 그녀의 작품은 눈을 뗄수 없게 만드는 강한 마력이 느껴진다. 벌거벗은 여인을 통해 욕망을 절제하지 못하고 파국으로 치닫는 그리고 성적쾌락에 죄의식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표현해 내려는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이혜경 작가는 “작품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정제하려 하기 보다는 자신을 되돌아 보고 반성하게 하는데 취지가 있다”고 말한다.
이혜경 화가는 동서양 화가들이 자유롭게 교류하고 전세계가 주목하는 상하이의 넓은 무대와 무한한 가능성에 흠뻑 빠져 있다. 그녀는 “이곳에서 생활과 밀접한 작품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대중에게 다가가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게 소망이라면서, 또 자신이 몸담고 있는 컬렉터를 위한 아트매거진(Auction&Collector)을 통해 역량있는 중국 화가를 소개하고 문혁을 통해 단절된 중국미술사를 다시 쓰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혜경 화가가 대륙에서 품은 작가로써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경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