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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윤칼럼> 중국과 부동산 단상

[2009-01-12, 20:28:00] 상하이저널
새해가 밝았다. 아니 드디어 힘들었던 2008년이 지나갔다(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많은 독자분들이 필자의 졸필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고 격려를 해 주셔서 감사 드리고 한편으론 더욱 큰 부담을 느낀다. 사실 전문가도 아닌 필자가 전문가 흉내를 내다보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아는 것이 너무 없어 늦은 나이에 대학원에 진학을 하여 공부도 하고 있는데 그 동안 필자가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새삼 깨닫는다. 아마도 금년에 대학원을 마칠 즈음이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오늘은 좀 가볍게 그 동안 필자가 경험했던 중국과 부동산에 대한 단상을 나누어 보고자 한다.

불확실한 세계 경제와 정치, 그와 연동된 중국과 부동산을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옛날' 생각이 난다. 필자는 한중 수교가 되던 해인 1992년 9월에 북경에 도착, 중국에의 첫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북경은 그야말로 현대와 근대가 공존하는 도시였다. 마차가 분비물을 시내 도로 위로 떨어뜨리며 지나가면 그 위를 벤츠가 질주를 하고, 북경시 유일의 맥도널드 왕푸징점엔 손님보다 더 많은 점원들이 어색한 얼굴로 고객을 맞이하곤 했다. 외국인은 외국인 전용화폐 (FEC)를 사용해야 했고 택시를 타면 일본인 아니면 북조선 사람이냐는 질문을 받기 일쑤였다.

이러한 '옛날'이 불과 10여 년 전 일이다. 그 '옛날' 중국엔 부동산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부동산은 사고파는 대상이 아닌 거주와 일터의 개념이었고 외국인에게는 매우 제한적으로 개방이 되어 있어 상품으로서 가치가 미흡했다. 이런 부동산이 상품으로서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90년 대 후반부터이다. 즉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시간적으로 볼 때 태동기를 거쳐 성장기로 접어들어 성숙해져 가는 10대 청소년이라고 볼 수 있다.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라 불리는 사춘기 시기이다. 힘은 어른만큼 세지만 강약을 조절하는 세련미가 떨어지고 경험의 부족으로 인해 시행착오를 필연적으로 겪게 된다. 그러나 주변 어른들(한국, 일본, 홍콩 등)이 걸어간 길을 이미 봐 왔기에 시행착오를 좀 덜 겪고 어른이 될 가능성도 많다.

이 '사춘기 청소년' 중국부동산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이웃 집 살림살이와는 관계 없이 중국의 집안 살림이 계속 나아져서 별 어려움 없이 잘 먹고 잘 자라 튼실한 어른으로 성장할 것인가, 아니면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방황하는 사춘기를 겪다 비행청소년으로 전락 할 것인가?

여러 전문기관과 전문가들이 많은 통계 수치와 나름대로의 논리로 중국 부동산에 대해 전망을 한다. 물론 잘되거나 또는 못되거나 둘 중 하나이다. 필자는 중국 관련 통계와 수치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대신 '느낌' 과 '흐름'을 중요시 한다.

여러 통계 수치나 자료를 보면 중국 부동산 전망은 우울하고 불투명하다. 그러나 통계에 잡히지 않는 많은 것들이 있다. 중국인들의 비공식적인 수입(일명 '회색수입'), 장롱 속에 고이 간직된 돈(결코 적지 않다!), 중화사상, 화교들의 파워, 부동산에 대한 집착…그리고 국가 지도력에 대한 중국인민들의 신뢰이다. 필자는 특히 국가 지도력에 대한 신뢰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지도력은 국가 최고 지도층의 지도력이다. 물론 아시는 바와 같이 중국도 공무원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다. 그러나 후진타오 주석이나 원지아바오 총리에 대하여는 그렇지 않다. 존경하고 애정을 가지고 있다. 비단 현 정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주롱지 전 총리나 더 이전의 조우언라이 총리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대한민국이 국가 지도력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금번 금융위기에 더욱 큰 영향을 받은 걸 알고 있기에 우리로선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청소년기에 있는 중국부동산, 청소년에겐 부모의 영향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부모(지도자)에 대한 믿음이 매우 두텁다. 물론 부모가 돈을 잘 벌어온 탓도 있겠지만 진정으로 부모를 존경한다. 일반적으로 부모를 신뢰하는 아이치고 잘못 성장하는 아이는 별로 없다. 이것이 필자가 중국 부동산의 미래를 밝게 보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물론 지난 호에서 시장논리에 따른 중국부동산의 향후 발전 가능성도 이미 언급을 한 바 있지만 숫자로 설명될 수 없는 이 부분이 어찌 보면 더 중요한 인수일 수도 있다.

최근에 그 동안 관망만 하던 시장에 구매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주식과는 달리 부동산은 실물자산이다. 어쨌든 집을 사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동안 많이 기다렸다. 이젠 들어가도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을 액면 그대로 정부의 의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역시 정부를 신뢰한다는 뜻이다. 실 입주자들 위주로 구매 세력이 움트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집값 하락을 억제하여 투자 세력을 끌어들이는 선순환 고리의 시작이 될 것이다. 최소한 필자는 그렇게 믿고 기대하고 싶다.

필자 : 한상윤
- 동제대학 건설관리부동산학과 석사과정
(chinahan888@gmail.com 1391-702-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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