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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海 교민 키워드는 '절약'과 '생존'

[2009-03-03, 06:09:02] 상하이저널
아끼기… 줄이기… 생활패턴 바꾸기

환율이 220고지를 넘었다. 지난 해 중순까지만 해도 150위엔을 맴돌았던 환율을 생각하면 6 개월 만에 무려 70위엔 정도가 오른 셈이다. 이처럼 환율이 치솟자 교민들은 상하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긴급 처방에 나서고 있다. 지출항목을 최대한 줄이고 아끼는 것은 물론 생활패턴까지 바꾸며 환율 상승과 경기침체를 견디기 위한 노력에 나선 것이다.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무실을 임대료가 더 싼 곳으로 이사했다”는 H(섬유업)씨는 “그 동안 넓게 써오던 사무실을 대폭 줄여 이사를 해 사무실 임대료를 기존의 3분의 1로 줄였다. 다음 주면 집도 이사 할 예정이다. 재계약을 맞아 집주인에게 월세를 줄여달라고 해봤지만 집주인이 제시하는 할인 폭이 너무 적어 이사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H씨처럼 임대료가 더 저렴한 곳으로 옮기는 사람이 늘면서 한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이삿짐 센터는 예약이 밀려 평일에 이사를 해야 하는 사람들까지 발생 할 만큼 특수를 누리고 있을 정도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웬만한 물건은 모두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 오는 것도 최근 달라진 상하이 풍속도이다. “상하이에서 물건을 사려면 속이 쓰리다”는 K(금수강남거주)씨는 그래서 이번 설에 한국 갔다 오면서 의류, 화장품은 물론 고추장, 된장, 라면, 아이들 과자까지 가져올 수 있는 중량의 한도를 꽉 채워 물건을 사왔다. “환율이 몇 달째 급상승했는데, 상하이에서 판매하는 한국산물품의 가격은 별로 내리지 않아, 모든 물품을 한국에서 사올 수 밖에 없다”는 K씨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가격 반영이 충분히 될 만큼 시간이 지났는데도 가격이 내리지 않아 아쉽다”며 주변에서 한국에 갔다 오거나, 상하이로 오는 출장자가 있으면 작은 물건이라도 부탁해서 사오게 된다고 말했다.

상하이 물가와 한국의 가격차이가 커지면서 한국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는 교민들 또한 늘었다. 해외 배송료를 부담하더라도 한국에서 구입해서 가져오는 것이 상하이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 한국인터넷에서 물건을 대신 구매해주는 구매 대행사이트 또한 늘고 있다. 교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카페에는 구매대행을 홍보하는 사이트가 연신 올라올 정도로 호응을 받고 있다.

“가장 늦게까지, 최후에 줄인다는 교육비 또한 많이 줄였다”는 교민도 늘었다. “영어 하나만을 남기고 다른 사교육을 모두 줄였다”는 어느 학부모는 “지금 최대한 버티고 있지만 앞으로의 환율과 경기에 따라 아이들 교육에 대한 계획을 다시 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실제 자녀가 국제학교에 다닌다는 L(구베이 거주)씨는 “국제학교 학비가 많이 부담스럽지만 최대한 버텨 볼 수 있는데 까지는 버티며 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언제까지 아이를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상하이에 주재하는 외국인 중 환율의 직격탄을 가장 크게 맞은 한국교민들이 선택한 ‘생활 패턴을 바꾼 절약’ 모드가 환율 220위엔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나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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