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나스닥’인 창예반(创业板), 일명 차스닥이 내달 1일 출범한다. 중소벤처기업들의 증권거래시장인 차스닥은 본격적으로는 8월부터 가동 될 전망이며 다음 달 중순 차스닥 운영에 관한 시행세칙을 발표할 예정이다. 차스닥 출범은 1999년 3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가 제2 주식시장 설립 필요성을 제기한 지 10년 만이다.
지난 31일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총 6장 58개 조항으로 구성된 <차스닥 IPO 및 상장관리 잠정방법>은 차스닥 상장회사의 발행조건, 발행절차, 정보공개, 관리감독과 법적 책임 등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차스닥 상장 조건은 ▲순자산 2천만위엔에 3년 이상 영업실적을 갖고 있어야 하고 ▲최근 2년 연속 흑자를 내고, 2년간 누적 순익이 1천만위엔 이상이어야 하며 ▲최근 1년간 순익이 500만위엔 이상인 기업은 매출 5천만위엔 이상에다 최근 2년간 매출 증가율이 30%를 넘어야 한다. 천둥정(陈东征) 선전증권거래소 이사장은 “8개 정도의 기업이 우선 상장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현재 1천여개 기업이 차스닥 상장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스닥 출범에 대해 중국정부와 기업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증감위 야오강(姚刚) 부주석은 31일 CCTV와의 인터뷰에서 “차스닥 출범은 직접융자를 확대할 수 있어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며, 산업구조 조정에 유리할 뿐 아니라 일자리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또 현재 융자난에 직면한 중국의 많은 중소기업들은 차스닥 출범이 또 다른 자금루트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의 증대로 난관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투자가들은 차스닥이 중국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 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에셋플러스 투자자문 신정규 총경리는 “A증시에 상장된 대기업의 융자는 수십억에서 수백억 위엔에 달하기도 한다. 차스닥 융자규모는 기본적으로 선전 중소기업증시 규모 이하여야 하므로 한 기업이 모집할 수 있는 금액은 1억 위엔 안팎으로 매우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년에 100개 기업이 차스닥에 상장한다고 해도 A증시 대기업 1곳의 발행규모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현재는 심리적인 영향이 작용하리라는 것이다. 오히려 시장규모가 작기 때문에 설립 초기 관심이 집중되면서 투자자금이 대거 이 시장으로 몰려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그렇다면 한국투자가와 기업들에게도 기회는 있을까.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한우덕 수석연구원은 “개인투자가들이 직접 차스닥에 투자하는 길은 막혀 있다. 국내 QFII(적격해외기관투자가)를 통해 직접투자를 할 수 있겠지만 QFII가 그 시장으로 가기에는 너무 좁다. 중국진출 기업들 또한 제도적으로 외국투자회사가 상장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 “창업투자사들 역시 중국비즈니스 여지는 넓어지겠지만 당장 좋은 업체를 발굴, IPO하고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을 만큼 중국비즈니스에 기반을 닦아 놓은 창업투자사들이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당장 우리에게 투자기회는 없지만, 차스닥 출범이 중국내 금고와 은행에 잠자고 있는 민간자본을 끌어내 중국경기회복으로 이어지리라는 것에 기대를 모은다.
▷고수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