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시장은 상하이의 계절과 흡사하다. 그 동안의 침침했던 겨울잠에서 깨어나기라도 하듯 봄부터 시작해 부동산거래량이 조금씩 늘기 시작, 가격은 오르고 매물이 줄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민들의 밀집 거주지역인 구베이, 훙쵄루(虹泉路), 푸둥 렌양(联洋) 지역도 가격이 올랐다.
상하이는 3월 호화주택 거래량이 전달에 비해 5배 증가, 4월 20일~26일에는 분양주택 거래면적이 82주만의 최고치, 노동절 기간 열린 부동산전시회에서는 19억2천만위엔의 거래가 이루어져 전시회 개최사상 최고기록을 갱신하는 등 좋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개발상은 분양가 올리기에 급급하고 집주인들은 내놓은 매물 가격을 자꾸 올리거나 아예 매물을 거두어들이는 분위기다. 부동산중개소는 “예전에는 구매고객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게 유리했으나 요즘에는 괜찮은 매물정보를 확보하고 있는게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구베이의 집값은 지난달부터 약 1천~1천5백위엔 올랐다. 그럼에도 요즘 시세라면 구입하겠다고 나서는 분위기다. 내렸던 임대가격도 회복 중이다. 그러나, 금융위기 당시 많은 한국교민들이 매각한 주택을 대부분 중국인 구매자들이 자체 거주 목적으로 구매했기 때문에 임대매물은 줄어든 실정이다.
홍쵄루는 환율급등의 ‘충격’에서 아직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으나 회복을 보이고 있다. ‘코리안타운’으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형성, 성장한 특성상 한국교민 대상으로 시세가 올랐던 이 지역은 비록 한화환율이 다소 회복되긴 했으나 아직도 매매나 임대는 뚜렷한 호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한국교민들은 계약기간이 만기되는 대로 임대료가 비싼 곳을 떠나 인근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으로 이사하고 있는 추세다.
푸동 렌양의 분양주택 가격은 올 초에 비해 평균 1천~2천위엔 올랐으며, 런헝허빈청(仁恒河滨城)의 경우 2천위엔 정도가 상승했다. 중고주택시장은 매물이 줄고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교민들의 관심은 고급주택에서 떠나 가격이 저렴한 주택으로 쏠리고, 투자 목적보다는 자체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등 변화를 맞고 있다.
상하이 부동산시장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는 현 시점에서 APT119의 함영춘 씨는 “거주목적의 주택구매는 시기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지만 매각의 경우 좀더 기다렸다가 가을쯤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이제는 무조건 고급아파트를 고집하기 보다는 역세권이나 유망 투자지역, 엑스포 호재가 작용하는 지역에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형술 공인중개사 역시 “매입시기로는 괜찮다고 보이지만 매각은 좀더 시기를 기다리는 게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현재 조언하고 싶은 것은 계약 절차에 주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집값이 상승하며 집주인들의 판매 번복 등을 비롯한 계약 분쟁도 늘고 있어 계약 체결 시 신중을 기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