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을 눌 때 마다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아이. ‘에이, 어떻게 그런 일이’하고 의아해 할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울면서 똥을 눈다. 이유는 딱딱하게 굳은 똥이 억지로 밀려 나오면서 항문 또는 항문 주위에 상처가 생겨 통증을 느끼기 때문.
어떤 경우에는 똥을 누면서 피가 묻어 나오기도 한다. 아이의 경우 어른보다 항문 괄약근에서 죄어주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굵은 똥을 누는 게 보통인데 문제는 ‘굵은’게 아니라 ‘건조하고 딱딱’ 하다는 데 있다. 왜 딱딱한 똥이 나오는 것일까?
수분부족과 허약한 비위가 딱딱한 똥 만들어딱딱한 똥은 신체적, 심리적 원인이 모두 작용하는데, 신체적으로는 몸속의 수분이 부족한 것과 약한 비위 기능을 들 수 있다. 아이는 성인에 비해 기초체온이 높고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더 많은 수분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섭취하는 양이 적을 경우 대장을 거치면서 대부분의 수분이 흡수되어 똥이 단단해진다. 이럴 땐 물과 채소, 과일 등을 수시로 먹여 수분 섭취를 늘려주어야 한다.
딱딱한 똥이 나오는 또 다른 이유는 약한 비위 기능 때문이다. 비위가 약한 아이는 똥을 눌 때 속이 시원하게 비워지는 쾌감보다 역한 냄새가 더 싫기 때문에 똥을 참는다.
똥을 눌 때 자기 똥 냄새를 맡고 구역질을 하거나 토하는 경우도 있다. 튼튼한 비위를 위해서 평소 배를 따뜻하게 해주고 과식이나 폭식을 하지 않도록 한다.
또한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 찬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걷기, 맨손체조 등의 가벼운 운동과 배꼽 주위를 시계방향으로 50~100번씩 하루 두 번 정도 문질러주는 마사지도 좋다.
똥을 누는 아이에게 “윽~냄새야~”하면서 인상을 쓰면, 아이는 똥을 누는 것에 대해 나쁜 생각을 가지게 되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딱딱한 똥, 스트레스와 똥 누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문제심리적인 이유로 똥이 딱딱해지기도 한다. 스트레스와 똥 두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바로 그것이다. 아이 몸 안에 스트레스에 의한 화(火)가 많으면 몸속이 뜨거워지면서 수분이 증발된다.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거해 편안한 상태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자.
딱딱한 똥이 나오는 또 한 가지 심리적인 이유는 똥 누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똥을 참는 데 있다. 특히 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똥을 누는 게 익숙하지 않은 아이의 경우에는 몸속에서 어떤 물질이 배설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똥을 참는다.
또 똥을 눌 때 통증을 느껴본 아이일수록 똥을 참는 버릇이 생긴다. 아이가 똥 누기 힘들어 할 땐 비닐장갑을 끼고 항문 주위에 오일이나 바셀린 같은 윤활제를 살짝 발라주면 똥을 쉽게 눌 수 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똥을 눌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켜주고, 똥을 잘 눠야 건강해진다고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똥 누는 것에 성공했을 때는 칭찬을 아끼지 말자.
똥 못 누는 아이, 밥 안 먹는 악순환 반복돼똥을 참게 되면 똥이 장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똥에 포함된 수분이 빠져나가 더욱 딱딱한 똥이 된다. 대장에 똥이 오래 머물면 가스가 차고 배가 더부룩해지면서 아이의 신경은 온통 불편한 뱃속, 항문에 집중되기 마련이다.
식욕이 떨어지고 먹으면 변이 나오려해 아이는 밥을 안 먹겠다고 싸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똥을 누고 싶을 때도 똥이 딱딱해 잘 나오지 않으니 안절부절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이다. 밥 잘 먹고 쑥쑥 크는 건강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먹는 것’만큼이나 ‘싸는 것’ 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함소아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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