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중국현지인 채용이 늘고 있다. 초기 생산 통역 영업직에 국한되던 현지인채용은 이제 한국어실력을 갖춘 고급 전문기술 관리직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기업들이 인건비 대비 효율면에서 현지인 채용을 선호하고 있어 현지 유학생들의 취업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게다가 현재 한국에서 유학중인 중국학생은 약 6만여명으로 앞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에 진출한지 5년 된 지우팅(九亭)의 한 제조업체 이 모 총경리는 “상하이 출신 대졸자 중 한국대학에서 한국어연수까지 마친 현지인을 고용하고 있는데, 인건비 대비 업무능력도 뛰어나고 현지문화에도 밝아 한국유학생 출신보다 업무효율이 높은 편”이라고 만족스러워 한다. 경기불황으로 어렵다보니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에 외국어실력까지 갖춘 인재를 골라 채용하는 한국기업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현지인 채용을 선호하는 것은 단지 중국에서만의 상황은 아니다. 중국에 영업망을 둔 A업체는 “한국본사에서도 한국에서 유학한 중국인 인력을 채용하고 있으며, 중국현지에서 전문인력을 찾아 한국에 파견해 달라고 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중국에서 유학한 한국학생들의 취업경쟁력은 한국어실력을 갖춘 현지 고급인력들에게 밀려나는 분위기다.
또 B기업 주재원인 송 모씨는 “심지어 한국기업들 사이에서는 초중고 대학까지 한국에서 나온 인재를 1순위, 초중고만 한국에서 졸업한 인재를 2순위, 초중고를 해외에서 유학한 인재는 3순위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현지 한국유학생들의 경쟁력을 꼬집는다. 중국현지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이제 중국어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얘기다.
최근 부쩍 증가한 한국대학 인턴쉽과 중국대학 실습생 채용 또한 한국기업들의 새로운 인재고용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기업환경이 열악해지면서 한국 각 대학에서 매년 7월부터 시작되는 인턴쉽을 적절히 채용해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방안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또한 중국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실습생들을 채용해 노동계약을 체결하기 전 업무능력을 파악하는 기회로 삼기도 한다.
상해한국상회에서는 이러한 기업들의 요구를 모아 인건비, 현지문화, 외국어실력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취업준비생들과의 면접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6월말부터 상하이 화동지역 대학 한국어과 졸업생들과 네차례 면접기회를 마련해왔다. 평균 10여개 업체와 5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해 실제 한 기업당 1~2명의 직원을 채용했다고 한다.
상해한국상회 중소기업 및 청년취업분과 이철수(한신컨설팅) 국장은 “인건비와 4대 보험 등 노동계약 체결에 대한 부담을 덜면서, 한국어를 전공한 실습생들을 채용하는 것도 인재활용의 한 방법”이라고 말하고 각 학교별 졸업생 수와 임금 정보 등의 자료를 공개했다. 한국상회는 내달 17일 오후 2시와 11월 21일에 채용상담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한국어학과 설치대학 및 실습급여.doc▷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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