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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

[2009-10-08, 11:29:32] 상하이저널
[김승귀의 사회 문화 심리학 칼럼]
열등감
 
“왕 사오지에 당신이 여태껏 살아오면서 가장 즐거웠던 적이 언제입니까?”

“…….”

“글쎄요. 매번 그때 마다 달랐던 것 같던데요”

“그럼 여태껏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 음… 다른 사람이 나에게 밥을 차려줄 때 가장 행복해요”

“아… 네… 혹시 실례지만 왕사오지에 어렸을 때 부모님이 바쁘셔서 혼자서 끼니를 해결 하시지 않으셨나요?”

“ 아! 네… 어떻게 그걸 아세요? 사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이혼을 해서 저는 고아나 다름없이 자랐어요”


그녀의 유년시절에 겪었던 결핍이 결국 그녀가 가지는 행복감의 원인이 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한국인의 경우라면 그녀와 같은 상황에서 반응하는 것이 사뭇 다르다.

그녀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말미암아 발생 된, ‘밥’이라는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결핍만을 이야기 하는 데에 비해 한국인 대부분은 “그러므로 나는 절대로 이혼만은 하지 않겠다”라는 일종의 ‘결심’의 형태로 나타나곤 한다.

그래서 중국인이 보기엔 한국인의 그런 생각을 ‘참으로 복잡하게 생각도 한다’ 혹은 ‘왜 그렇게 크게 생각하느냐’고 고개를 갸우뚱거리기 일쑤이다. 이른바 중국인은 결핍된 부분 그것만을 채우면 그만이지만 한국인은 훨씬 복합적이다.

혹시 이러한 현상의 차이가 중국인은 부모의 이혼을 열등감으로 느끼지 않는 반면에 한국인은 그것을 일종의 사회적 열등감으로 느끼고 있는 탓은 아닐까?

사실 열등감이란 말은 일본에서 전해진 말이다.

현지 중국어 백과 사전에는 열등감이라는 말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열등감 이란 日本民族因身体上和地理上的先天不足而引发起的这种心理现象正是激励他们奋发努力,屹立于世界民族之林的重要动力. (일본민족은 선천적으로 신체, 지리조건이 불리해서 이러한 심리현상으로 인한 노력과 분발을 유도, 세계민족들 사이에서 우뚝 설수 있는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였다.)

물론 일본에 대한 편견이 상당 부분 작용 하는 해석일수도 있다. 하지만 열등감이란 글자의 해석상 비교대상에 의한 상대적 상실감으로 해석 되는 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열등감을 중국어로 굳이 번역하자면 自卑感(자비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열등감이란 것과는 좀 다른 의미이다. 콤플렉스라는 의미에 훨씬 가깝다. 열등감이 훨씬 사회적인 의미라면 自卑感(자비감)은 훨씬 개인적인 의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룸살롱을 하면서 느끼는 열등감이라는 말은 타당성이 있지만 내가 룸살롱을 하면서 느끼는 自卑感(자비감)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문맥에 맞지 않는다.

중국인에게 한국인들은 식당을 하면 ‘밥집 한다며 놀림감이 되기도 한다’라고 이야기 하면 도무지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 일본의 열등감이 한국에 와서 아주 괴상한 의미로 변했다. 그래서 참으로 많은 한국인들이 신분상승과 사회적 지위 확보에 목숨을 내거는 것을 흔히 목격 할 수 있었다.

실용적인 중국인들이 보기엔 참으로 알 수 없는 노릇일 것이다. 하지만 중국인들에게도 ‘체면주의’라는 한국인들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비실용적인 모순이 있다.

월세를 못내 고민하는 어느 중국인 사오지에. 최후의 수단으로 집주인을 찾아가서 그냥 퍼지고 울어 버리라는 충고를 받는다. 그렇게 그녀는 월세를 몇 달간 연기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돈에 인색한 중국인들이 체면에는 무기력하기 일쑤이다.
이처럼 어느 사회에도 이러한 모순된 패러독스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필자가 중국인들에 강연을 갔을 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你恨人你慢慢变化跟那个人一样, 你爱人他们慢慢变化跟你一样”(만일 당신이 그 사람을 증오한다면 시간이 갈수록 당신은 그 사람처럼 닮아갈 것입니다. 하지만 만일 당신이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 사람은 천천히 당신을 닮아갈 것입니다.) 쓸데없는 민족주의 편견과 열등감에서 생기는 증오를 가지지 말라는 저의에서 항상 하는 말이다.

열등감이나 자비감이 반드시 좋지 않은 것만은 아니다. 평생을 열등감에 대해 연구한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열등감은 근본적으로 모든 인간의 추구에 대한 동기유발의 근거가 되고, 모든 개인의 성장은 열등감을 극복하려는 시도에서 나오고, 인간문명 발전의 원인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어느 것에도 부작용이 있기 마련. 바로 열등감에 수반되는 근거 없는 공격성이다. 그것은 결국 자기자신을 공격하는 칼날이 되어버리기 일쑤이다. 이처럼 열등감 자체가 좋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에 따라 약이 되고 독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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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평가 AIDIA 국제학회 평론위원장 및 편집장. 도시매거진 ‘시티몽키’의 창간 및 편집주간. 현 동제대 객원연구원. wansworth@hanmail.net
sativa@hanmail.net    [김승귀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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