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떠나 상하이로 온지도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다. 상하이에 도착한 첫 날을 회상해 보자면,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로 인한 많은 지인들의 우려와 걱정을 뒤로 한 채 상하이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었다. 그리고 두 시간 뒤 어둠이 걷히고 작은 불빛들이 보였다. ‘여기가 상하이구나!’ 라고 생각하니 아무런 미동도 보이지 않았던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랬던 첫날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넘어가는 시점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정신없이 흘려 보냈던 한 달 동안 상하이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해졌다. 그래서 이 지면 위에 지극히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 곳의 좋은 점과 별로 내키지 않은 점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별로 내키지 않은 점에 대해 짚어보겠다.
먼저 무질서한 교통이다. 이 곳에도 교통법규라는 것이 있긴 하겠지만, 도대체 제대로 잡혀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특히 한국과 달리 보행자만을 위한 신호가 없어 참 난감했다. 보행자 신호와 교차로에서 좌회전 하려는 차가 같은 신호로 움직인다. 이런 교통신호에 적응이 되지 않아 사고 날 뻔했던 아찔한 순간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상하이가 세계의 관심 속에서 발전함에 따라 생기는 공해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다. 그래서 기관지가 약한 나로서는 필수품처럼 마스크를 휴대하게 되었다.
이제 상하이에서 좋은 점을 나열해보겠다.
상하이에 온 뒤로 생긴 습관이 있는데, 그것은 하루도 빼지 않고 맥주 한 병은 꼭 마시는 것이다. 그 이유는 맥주 값이 엄청 ‘피엔이(便宜)’라는 것. 즐겨 마시는 일본의 ‘선토리’ 같은 경우 편의점에서 구입하더라도 고작 3원 정도면 충분하다.
그래서 기숙사 냉장고 안에는 맥주가 항상 구비되어있다. 또 싸서 좋은 것이 과일이다. 이 곳에서는 과일을 한아름 사더라도 20원 넘기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상하이의 공해는 참을 수 없지만, 이 곳의 경제와 문화교류적 발전 면에는 박수 쳐주고 싶다. 그 때문에 상하이에는 유난히 유학생이 많다. 그래서 단기간에 해외의 많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외국인들의 생각과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상하이는 나에게 외국인에 대한 선입견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이렇게 상하이에 대한 나름의 소견을 써내려 갔다. 여기서 나는 상하이에 온지 고작 한 달이라는 것을 기억해주었으면 한다. 내가 상하이를 인지한 부분은 극히 일부분이라 생각된다. 상하이는 내가 모르는 이면의 무언가가 많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부디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상하이의 좋은 면만 보고, 좋은 이미지만 기억 속에 담아 갈 수 있길 바란다.
▷박초롱(long4u0708@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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