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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可愛的小萍果

[2009-11-19, 15:25:23] 상하이저널
상하이의 겨울이 찾아왔다. 며칠째 비바람이 불고 창 밖으로 보이는 스산한 모습들이 기온과 관계없이 몸을 움츠리게 한다.

지난 주말 연우네 가족이 다녀갔다. 작년 이맘때 엄마 뱃속에 동생이 있다고 이곳 저곳 자랑을 하고 다니더니 가족이 한명 더 늘었고 게다가 연우는 남동생이 생겨 한결 의젓한 모습으로 동생을 챙기는 모습이 유난하다.

4년 전 우리가 살던 단지로 와서 처음 중국생활을 시작하면서 연우네 가족은 우리와 같이 서로 의지하며 인연을 맺었는데 이제는 제법 완숙한 한 가정으로 뿌리내리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때 두살 배기 연우는 겨울이면 양 볼이 늘 발갛게 되는 귀여운 아기였다.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면서는 남편과 내가 외출 할 때나 산책 할 때면 영락없이 연우는 발간 볼을 하고 뛰어와 안기곤 했다.

‘샤오핑궈(小萍果)’ 연우의 별명이다. 자라면서 양갈래 머리를 묶고 신나게 뛰어다니는 발간 볼의 연우는 영락없이 작은 사과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중국소녀가 되었다. 하지만 나 또한 겨울이면 과민성 피부로 늘 얼굴이 발갛게 열이 올라 신경이 쓰이곤 한다.

어느 날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연우와 내 모습을 보고 연우 엄마는 “호호호…… 따핑궈(大萍果), 샤오핑궈(小萍果)네요”하며 깔깔댄다. 옆에서 남편은 한술 더 떠 ‘라오핑궈(老萍果)’라며 재미있다고 놀려대고 그럴 때면 난 은근히 약이 오르지만 내 볼은 올 겨울도 내 마음과 달리 여전히 발갛게 겨울을 맞는다.

그날 연우의 동생은 유난히 하얀 피부와 까맣고 빛나는 눈동자로 나를 빤히 쳐다보며 나와 눈인사를 하고 있었다. 앗, 그런데 이 녀석도 연우와 똑같이 볼이 발갛다. ‘호호호, 작고 작은 귀여운 사과’ 큰 사과와 작은 두 사과, 우린 이런 웃기는 닮은 점을 이유로 유난스러운 친근감을 느끼면서 이 귀여운 아이들에게 난 더욱 사랑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5년을 지낸 그곳에서 우리는 이사를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우네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우리 집과 멀지 않은 곳으로 이사를 했다.

가끔 주말이면 연우네 가족은 이렇게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가곤 한다. 새로 탄생한 아들을 품에 안은 아빠와 연우의 손을 꼭 잡은 엄마 네 식구의 돌아가는 뒷모습이 너무나 예쁘다.

그래, 따핑궈(大萍果)면 어떻고 샤오핑궈(小萍果)면 어떤가, 나라를 떠나 이국에서 건강하게 행복하게 지내는 연우네와 같은 가정이 모여 서로서로 웃을 수 있다면 우리의 건강한 미래는 확실하게 보장된 것이 아닐까?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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