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하이, 베이징 등에서 분양아파트 가격이 슬그머니 내리는 현상이 나타나며 춘절 이후 집값 조정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3일 상하이증권보(上海证券报) 보도에 따르면, 1월 중순 바오리부동산(保利地产)의 대표적인 분양아파트로 꼽히는 바오리예상하이(保利叶上海)가 2개동의 고층 아파트 분양에 들어가면서 슬그머니 가격을 내렸다. 바오리예상하이는 이번 분양 물량에 대해 ㎡당 단가가 아닌, 1채당 가격을 정해 판매하는 방식을 취했다.
소평형 아파트의 면적은 89㎡으로 1채당 가격이 140만~160만위엔이다. 굳이 ㎡당으로 따지자면 1.6만~1.8만위엔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작년 12월 ㎡당 2만위엔에 가까운 가격으로 분양된 것을 감안하면 적잖게 내린 것이다.
분양사무소측은 “주택의 위치와 구조 때문에 가격이 조정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전문가들은 “위치나 구조가 다름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가격차이는 일반적으로 1000~2000위엔정도”라며 “2000~4000위엔의 가격차이는 판매성수기 때에는 보기 드물다”고 말했다. 시장냉각으로 인한 가격조정이 시작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바오리예상하이는 작년말 겨우 14채의 분양물량을 출시했던 것과는 달리 올 1월에는 181채에 달하는 물량을 쏟아냈다. 이에 따라, 시장변화에 따른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슬그머니 가격을 인하하는 상황은 베이징, 청두 등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베이징 둥스환(东四环)의 카이더진슈(凯德锦绣)는 지난 1월말 467채의 분양 아파트를 출시했다.
해당 지역의 영향권내에 들어있는 신규 분양아파트의 가격이 ㎡당 3만위엔을 웃돌고 있음에도 카이더진슈는 2만3000~2만7000위엔이라는 낮은 가격으로 분양을 시작해 단시일 내에 90%이상의 물량을 해소했다.
업계내 시장분석가들은 “개발상들이 적극적으로 주도권을 잡지 않고 있다가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며 “2008년 시장부진 당시에 비해 민첩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절을 기점으로 집값이 떨어지냐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주장이 엇갈린다. 춘절 이후 거래량이 주저앉으며 집값이 흔들릴 것이라는 주장과 현재 거래부진은 시기적으로 비수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엇갈린다.
한 개발업체 관계자는 “신규 분양아파트 판매량이 50%에도 미치지 못할 경우 시장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며 “현재 이런 상황은 상하이 등 도시에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고주택 거래시장에서는 매물 공시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있으나 가격협상 공간은 점차 벌어져 일부 지역은 약 10%의 가격협상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개업체 관계자는 “중고주택거래량 부진이 2분기까지 이어질 경우 중소규모의 중개업체들은 또다시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상하이저널(http://www.shanghaibang.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